"시진핑, 미국 갈수도…" 역대 최고치 갈아치운 뉴욕증시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1.0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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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미중 무역합의 기대에 뉴욕증시 3대지수 일제히 사상최고치…"당장은 경기침체 올 이유 없다"

"시진핑, 미국 갈수도…" 역대 최고치 갈아치운 뉴욕증시


"증시 랠리가 기술주를 넘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추가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피터 카르딜로 스파르탄캐피탈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희망이 주가를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고지로 밀어올렸다. 물가급등이 없는 한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약속도 한몫했다. 섣불리 고점을 예단하긴 이른 시점이다.



◇뉴욕증시 3대지수 일제히 사상최고치

4일(현지시간)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4.75포인트(0.42%) 오른 2만7462.1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도 11.36포인트(0.37%) 상승한 3078.2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6.80포인트(0.56%) 뛴 8433.20에 마감했다.

이들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마무리짓기 위해 미국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중국 관리들은 시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을 기대하지만 방문 형태와 관계없이 방미 자체에 개방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 중국 관리는 아직 최종적인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당초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1단계 무역협정에 서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칠레가 국내 대규모 시위 사태를 이유로 회의 개최를 취소하면서 회동 장소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만약 합의가 성사된다면 장소 결정은 쉬워진다. 미국 내 어딘가가 될 것"이라며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을 압박했다. 당초 중국은 마카오를 정상회담 장소로 제안했으나 미국 영토를 고집한 미국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지난달 11일 미국 워싱턴 협상에서 1단계 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지만 합의문에 서명하지는 못했다. 1단계 합의에 따라 미국은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중국산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는 계획을 연기했다. 또 중국은 연간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미국은 미중 무역협상이 잘 진행될 경우 12월로 예정된 대중국 추가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미국은 12월15일부터 1600억달러(약 19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다.

◇"당장은 침체 올 이유 없다"

전날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우리는 좋은 상황이며 좋은 진전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며 "(무역합의를) 안 할 근본적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언제나 약간 미끌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로스 장관은 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상품 판매 면허를 곧 발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상품 수출허가 신청이 260건 접수됐다"면서 "솔직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았다. 수출허가는 아주 빠른 시일 내에(very shortly)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5월 화웨이 및 계열사를 거래 금지 목록에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면 미 행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같은 날 로스 장관은 유럽연합(EU)과 일본, 한국에 대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3일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지난 9월 미국의 제조업 수주는 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0.4% 감소보다 후퇴한 것이지만 장세는 큰 영향을 주진 못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다소 둔화되더라도 침체에 이를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노스웨스턴뮤추얼자산운용의 브렌트 슈트 수석전략가는 "경기순환적 관점에서 볼 때 당장은 침체가 올 이유가 없다"면서도 "만약 정책적 실수나 판단 착오가 나온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IB) JP모간의 미스라브 마테즈카 글로벌주식전략본부장은 "역사적으로 경기침체는 실업률이 저점을 통과한 뒤 찾아오는 경향이 있다"며 "실업률이 당분간 계속 오를 경우에만 앞으로 경기둔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미국의 실업률은 3.5%로, 전월의 3.6%에 비해선 다소 높아졌다. 그러나 지난 50년을 놓고보면 여전히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 증가폭은 12만8000명으로, 전문가 예상치인 7만5000개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전월의 18만명(수정치)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지만, GM(제너럴모터스)의 파업에 따른 대규모 일시 실직을 고려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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