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도 '쇼크'…증권가 목표주가 줄하향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11.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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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OCI 등 실적쇼크 기업 목표주가 하향 조정…단기 모멘텀 실종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


주요 상장사들이 3분기에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실적을 발표하면서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 하고 있다. 내년 경기 개선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실적 부진으로 단기 모멘텀(주가 상승 요인)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증권사 목표주가가 제시된 266개 상장사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134곳이 한 달 전보다 평균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됐다. 상향 조정된 곳이 95개, 유지된 곳이 37개인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은 목표주가가 내려간 셈이다.

3분기 실적 추정치의 하향 조정이 지속됐음에도 실제 실적은 더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증권사들도 주가 전망치를 대거 낮춘 것이다. 지난 1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중 실적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143개 업체의 총 영업이익은 23조9558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에 거의 부합했는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나머지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3.9% 하회했다.



목표주가가 내려간 기업 대부분은 '어닝 쇼크'를 기록한 곳들이다. 목표주가 조정폭이 가장 컸던 두산 (151,000원 ▲1,100 +0.73%)은 평균 목표주가가 한 달 전 13만3667원에서 현재 10만9716원으로 17.92% 하락했다. 4일 오전 11시 기준 주가는 7만6600원으로 여전히 목표주가와의 괴리가 크다.

두산의 3분기 영업이익은 1697억원으로 컨센서스 2943억원보다 42.3% 낮은 '어닝 쇼크'를 나타냈다. 연결자회사인 두산중공업 (17,520원 ▲40 +0.23%)두산인프라코어 (8,560원 ▲120 +1.42%)의 실적이 부진했고 산업차량, 모트롤, 연료전지, 면세 등의 자체 사업부문도 대부분 기대치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영업손실 564억원으로 시장 전망보다 적자폭이 늘어난 OCI (94,100원 ▼500 -0.53%)는 평균 목표주가가 10만6600원에서 8만7944원으로 17.5% 낮아졌다. 컨센서스보다 77% 낮은 영업이익을 발표한 현대제철 (31,800원 ▼800 -2.45%)은 평균 목표주가도 4만5150원으로 한 달 전보다 16.7% 하향 조정됐다.


이밖에 LG상사 (26,550원 ▼150 -0.56%), 현대건설기계 (58,500원 ▲1,500 +2.63%), 호텔신라 (60,600원 0.00%), 현대로템 (34,400원 ▲100 +0.29%), 두산인프라코어 등 실적 쇼크를 기록한 상장사 대부분은 목표주가가 대거 하향 조정됐다.

반면 예상외의 뛰어난 성적을 거둔 상장사들은 목표주가 역시 상향 조정됐다. 아모레퍼시픽 (121,200원 ▼1,100 -0.90%)은 지난달 30일 컨센서스 대비 23% 높은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고, 평균 목표주가도 기존 16만3421원에서 21만800원으로 30% 가량 높아졌다. 면세점과 온라인 판매체널의 선전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스마트폰 부품 판매 증가로 시장 기대치를 웃돈 영업이익을 발표한 삼성전기 (149,900원 ▲600 +0.40%)의 목표주가도 기존보다 11.3% 상향 조정된 13만5452원으로 제시됐다. LG이노텍도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면서 목표주가 역시 15만5895원으로 11.4% 높아졌다.

실적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여전히 내년 경기 개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단기 모멘텀은 부족해도 내년 유망 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GDP 성장률 예상치는 올해 1.9%에서 내년 2.2%로 개선될 것"이라며 "민간 내수는 취약하지만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여건 개선으로 글로벌 교역량 회복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유망 투자업종으로는 5G(5세대 이동통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핀테크(금융기술 서비스) 등이 꼽힌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하락 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에서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들은 IT(정보통신), 5G 등 실적과 성장성에 기반한 테마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가 진행 중인 산업과 미래 성장성을 갖춘 기업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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