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예상된 결과였다. 최근 여행트렌드가 패키지(PKG)에서 개별여행(FIT)으로 바뀌며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3분기 시작과 동시에 촉발된 '일본여행 보이콧' 직격타를 맞았다. 하나투어는 7월 일본노선 수요가 36.2%로 줄더니 8월과 9월에는 각각 76.9%, 75.4%로 급감했다. 모두투어는 지난 9월 일본노선 수요가 90.8%까지 역성장했다. 사실상 신규예약이 '제로(0)'였던 셈이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양 사는 탈출구 찾기에 분주하다. 다이어트부터 시작했다. 모두투어는 최근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과 마케팅 조직을 대거 통폐합했고,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6개월의 무급휴직과 40세 이상 무직책자 대상 희망퇴직 접수도 받았다. 비상경영체제 2단계를 선언한 하나투어도 인건비 등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사실상 구조조정이라 봐도 무방하다.
모두투어는 다낭에서 가수 전영록의 디너쇼를 관람하는 상품 등 다양한 테마여행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에는 신한은행과 제휴를 맺고 빠르게 환전 신청이 가능한 서비스를 내놓는 등 여행편의 제고에 나섰다. 패키지여행 주력층인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해외여행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OTA(온라인여행사)를 중심으로 여행시장이 개별여행 구조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플랫폼 투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다행인 것은 여행사업을 좌우하는 외부환경이 차츰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사업에 우호적인 환경은 아니지만, 12~2월 겨울 성수기 시즌 패키지 예약률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30%에 이르던 예약률 감소폭이 12월 14.2%, 1월 12.2%로 다소 둔화했다. 업계에선 중국, 동남아 노선 확대로 일본수요를 끌어들이면 손실을 메꿀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성준원, 강수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투어에 대해 "일본 패키지는 더 이상 떨어질 부분이 없다"며 "한국과 일본의 갈등 완화 분위기가 이어지고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감편이 마무리돼 일본 예약 감소폭이 축소되면 내년 2분기 예약률부터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