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알뜰폰'이 쏘아올린 작은공…봇물 터진 통신·금융 융합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9.11.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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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실적따라 통신비 할인…국민은행 외 시중은행 2~3곳, 알뜰폰 진출 저울질

'KB 알뜰폰'이 쏘아올린 작은공…봇물 터진 통신·금융 융합


금융과 이동통신 요금을 결합한 서비스 출시가 본격화 되고 있다. KB국민은행(국민은행)이 LG유플러스 (9,760원 ▼20 -0.20%) 망을 빌린 알뜰폰(MVNO)브랜드 '리브M'의 5G(5세대 이동통신) 및 LTE(롱텀에볼루션) 요금제를 4일 정식 출시했고, KEB하나은행(하나은행)도 SK텔레콤 (51,200원 ▲100 +0.20%)과 손잡고 알뜰폰 요금과 연계한 서비스를 연내 출시키로 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뿐 아니라 또 다른 은행 2~3곳도 금융 상품과 통신을 연계한 브랜드 및 서비스 출시를 위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금융과 통신의 융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민은행 ‘리브M’ 4일 정식 출시…2~3개 은행들도 알뜰폰 진출 여부 저울질
10월28일 오전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KB국민은행 혁신금융서비스 리브 모바일(Liiv M) 론칭행사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리브모바일을 체험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 회장, 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사진=강민선 인턴기자.10월28일 오전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KB국민은행 혁신금융서비스 리브 모바일(Liiv M) 론칭행사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리브모바일을 체험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 회장, 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사진=강민선 인턴기자.
4일 정부 및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식으로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한 국민은행 외에 2~3곳의 은행들이 금융 상품과 통신을 연계한 브랜드 및 서비스 출시 여부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기존 이통사들과 망 이용대가 관련 계약 협상을 진행할 정도로 무르익은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일부 은행의 경우 검토를 넘어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 금융과 통신 요금을 결합한 서비스 출시가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하나은행도 지난 1일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금융상품 실적에 따라 매월 알뜰폰 통신 요금을 할인해 주는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국민은행처럼 신규 사업자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것은 아니지만, 알뜰폰 브랜드 출시에 준하는 효과를 내기 위한 시도다.

국민은행의 리브M 출범은 금융과 통신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융합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국민은행은 월 7000원에 5G(5세대 이동통신)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LTE(롱텀에볼루션)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파격적 할인제도를 무기로 내놨다. 이같은 서비스 결합이 가속화되면 이동통신 시장 뿐 아니라 금융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 통신 서비스 눈독 들이는 이유
은행 등 금융권이 본연의 서비스와 결이 다른 통신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금융 업계의 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 오프라인 점포 중심이었던 금융 서비스가 온라인·비대면 중심으로 재편되고, 카카오뱅크·토스 등 신흥 강자들이 세를 불리기 시작하면서 서비스 융합을 통한 혁신이 절실해지고 있다.


규제 완화 분위기도 금융과 통신 서비스 융합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기존에는 은행법상 은행들은 통신 업무를 할 수 없었다. 실제로 과거 신한은행이 알뜰폰 서비스를 준비한 적이 있었지만 규제에 가로막혀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 초 혁신적인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운영해 볼 수 있는 규제샌드박스가 도입됐고, 이를 계기로 금융권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사업 기회가 열리게 됐다.

다만, 일부 알뜰폰 업체들은 은행 등 대기업들의 업계 진출이 지속될 경우 중소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 등 한두군데정도는 침체된 알뜰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도 있겠지만 그 이상이 진출하면 영세사업자은 고사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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