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건 LNG선 뿐'…조선사 4분기 LNG선으로 역전 노린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9.11.0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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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IMO 환경규제, 카타르발 대형 발주가 호재… 중국 넘어설 비밀병기는 LNG선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의 운항 모습/사진제공=현대중공업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의 운항 모습/사진제공=현대중공업


'믿을건 LNG선 뿐'…조선사 4분기 LNG선으로 역전 노린다
한국조선해양 (119,300원 ▼100 -0.08%), 대우조선해양 (32,700원 ▼600 -1.80%), 삼성중공업 (9,630원 ▲90 +0.94%) 등 조선 3사가 '강화된 환경규제'와 '카타르발 대형 발주'라는 호재를 맞아 4분기 LNG(액화천연가스) 관련 선박 수주를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체들이 지금까지는 자국 발주 물량을 싹쓸이한 중국에 밀려 선박 수주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올 연말 LNG 관련 발주건이 몰려 있어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에 이어 '세계 수주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조선사가 만든 LNG 운반선이 작동을 안 하는 등 사고가 터지면서 한국 업체들이 생산하는 LNG 운반선에 대한 신뢰도와 선호도가 더 높아진 상황이다.



LNG 관련 발주는 LNG를 실어나르면서 연료로도 LNG를 쓰는 'LNG 운반선(줄여서 LNG선)'과 연료로 LNG를 투입하는 'LNG 연료추진선'(LNG DF)을 포함한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마란가스 LNG선의 항해 모습/사진=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마란가스 LNG선의 항해 모습/사진=대우조선해양


강화된 환경규제, '친환경 LNG선' 수주 증가 노린다
국내 조선업계는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 'IMO 2020'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LNG선 개발을 준비해왔다. IMO가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선박 연료의 황산화물 함유량을 3.5%에서 0.5% 이하로 낮추도록 했기 때문이다. 해운사들은 값싼 고유황유 대신 비싼 저유황류로 연료를 바꾸거나, 스크러버(탈황장치)를 설치해왔지만 스크러버조차 허용하지 않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LNG선과 LNG추진선은 조선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조선 3사는 고부가 LNG선 수주 총력전에 나섰다. LNG선은 한척당 2000억원을 호가해 상선(商船) 중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포함한 조선소들이 LNG선으로 수익성 개선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 상선 매출 중 LNG선 비중이 40%인데 내년에는 5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이스턴퍼시픽으로부터 1만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1척을 수주했다. 모두 LNG 추진시스템이 장착돼 15억달러가 넘는 규모다. 또 1조8000억원 규모의 LNG추진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14척 수주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연간 20척의 LNG선을 건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춰놨다. 이는 조선 3사 중에서는 가장 큰 LNG 생산능력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지금 나오는 발주가 LNG선,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3가지"라며 "특히 시장에서 LNG선 발주 기대가 높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달 말레이시아 선사로부터 LNG선 2척을 수주하는 등 올해 LNG선을 가장 많이 수주했다. 수주 선박을 선종별로 보면 LNG선 13척, 컨테이너선 6척, 원유운반선 14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 특수선 1척,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1기 등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 사진제공=삼성중공업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카타르 "내년 아닌 올연말 발주"
4분기 LNG선의 최대 발주처는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다.

카타르 정부는 증산을 결정했고, 늘어나는 물량을 운송할 LNG선을 올 연말 대규모로 발주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카타르는 미얀마 가스전인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연산 3300만t 증가), 카타르 국영석유와 미국 엑손모빌이 미국에서 진행하는 '골든패스 LNG'(텍사스주, 연산 1600만t) 프로젝트 등 최대 60척 규모의 신조 발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그동안 카타르발 LNG를 운송해 온 고령화된 기존 선박의 대체를 포함하면 향후 10년간 최소 100척 이상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조선 3사 수주 목표 달성 얼마나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조선부문 수주 실적은 올해 누적기준 총 90척, 72억달러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159억달러)의 45%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9척, 초대형원유운반선 8척, 초대형컨테이너선 5척, 잠수함 4척 등 총 26척, 51억4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83억7000만달러) 대비 약 61.4%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0일 말레이시아 선사인 MISC에서 17만4000㎥급 LNG 운반선 2척을 4853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를 포함해 총 37척, 54억불을 수주해 연간 목표(78억달러)의 69%를 달성했다.

한편 조선 3사 모두 상선과 별도로 존재하는 해양플랜트(원유 및 가스 생산·시추 설비) 사업의 규모를 줄이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해양플랜트는 수주액이 큰 만큼 공사 과정에서 설계 변경이 잦고 손실충당금도 커,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으로 불린다. 최근에도 드릴십 미인도가 문제가 됐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4년, 2015년 일부 드릴십 수주건이 저유가로 인도를 못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해양플랜트 사업이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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