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의 운항 모습/사진제공=현대중공업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체들이 지금까지는 자국 발주 물량을 싹쓸이한 중국에 밀려 선박 수주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올 연말 LNG 관련 발주건이 몰려 있어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에 이어 '세계 수주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조선사가 만든 LNG 운반선이 작동을 안 하는 등 사고가 터지면서 한국 업체들이 생산하는 LNG 운반선에 대한 신뢰도와 선호도가 더 높아진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마란가스 LNG선의 항해 모습/사진=대우조선해양
조선 3사는 고부가 LNG선 수주 총력전에 나섰다. LNG선은 한척당 2000억원을 호가해 상선(商船) 중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포함한 조선소들이 LNG선으로 수익성 개선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 상선 매출 중 LNG선 비중이 40%인데 내년에는 5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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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최근 이스턴퍼시픽으로부터 1만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1척을 수주했다. 모두 LNG 추진시스템이 장착돼 15억달러가 넘는 규모다. 또 1조8000억원 규모의 LNG추진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14척 수주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연간 20척의 LNG선을 건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춰놨다. 이는 조선 3사 중에서는 가장 큰 LNG 생산능력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지금 나오는 발주가 LNG선,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3가지"라며 "특히 시장에서 LNG선 발주 기대가 높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달 말레이시아 선사로부터 LNG선 2척을 수주하는 등 올해 LNG선을 가장 많이 수주했다. 수주 선박을 선종별로 보면 LNG선 13척, 컨테이너선 6척, 원유운반선 14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 특수선 1척,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1기 등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카타르 정부는 증산을 결정했고, 늘어나는 물량을 운송할 LNG선을 올 연말 대규모로 발주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카타르는 미얀마 가스전인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연산 3300만t 증가), 카타르 국영석유와 미국 엑손모빌이 미국에서 진행하는 '골든패스 LNG'(텍사스주, 연산 1600만t) 프로젝트 등 최대 60척 규모의 신조 발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그동안 카타르발 LNG를 운송해 온 고령화된 기존 선박의 대체를 포함하면 향후 10년간 최소 100척 이상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조선 3사 수주 목표 달성 얼마나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조선부문 수주 실적은 올해 누적기준 총 90척, 72억달러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159억달러)의 45%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9척, 초대형원유운반선 8척, 초대형컨테이너선 5척, 잠수함 4척 등 총 26척, 51억4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83억7000만달러) 대비 약 61.4%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0일 말레이시아 선사인 MISC에서 17만4000㎥급 LNG 운반선 2척을 4853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를 포함해 총 37척, 54억불을 수주해 연간 목표(78억달러)의 69%를 달성했다.
한편 조선 3사 모두 상선과 별도로 존재하는 해양플랜트(원유 및 가스 생산·시추 설비) 사업의 규모를 줄이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해양플랜트는 수주액이 큰 만큼 공사 과정에서 설계 변경이 잦고 손실충당금도 커,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으로 불린다. 최근에도 드릴십 미인도가 문제가 됐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4년, 2015년 일부 드릴십 수주건이 저유가로 인도를 못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해양플랜트 사업이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