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연속 내리던 소비자물가, 소수점 셋째자리서 '플러스'](https://thumb.mt.co.kr/06/2019/11/2019110109344074901_1.jpg/dims/optimize/)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6(2015년=100)으로 1년 전(105.46)과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동일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원지수 기준으로 소수점 셋째자리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적 비교를 위한 통계는 공식적으로 소수점 한자리까지만 활용한다. 따라서 '공식' 물가로는 전년동기대비 0.0%, '보합'이다. 전월대비로는 0.2% 상승했다.
일단 마이너스 행진을 멈췄지만 물가 하락압력은 여전히 높다. 지난해 극심한 폭염으로 흉작을 기록하며 급등했던 농산물 가격이 올 들어 하향세다. 파(-29.5%) 사과(-15.8%), 마늘(-22.2%) 등의 가격하락이 대표적이다. 다만 최근 가을태풍과 배추, 무의 재배면적 감소 여파로 배추(66.0%), 열무(88.6%) 등 김장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산물 가격(-7.5%) 하락폭을 낮췄다. 농산물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효과(기여도)는 9월에 -0.76%p에서 10월에 -0.37%p로 축소됐다.
축산물 가격은 1.3% 올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소비가 위축된 탓에 돼지고기 가격이 0.6% 내렸지만, 쇠고기 가격이 국산(3.0%)과 수입(3.3%) 모두 올랐고, 달걀 가격도 1.8% 상승했다. 수산물 가격은 1.0% 올랐다. 낙지(-10.9%), 전복(-5.0%) 등의 가격이 하락했지만, 마른오징어(13.2%), 명태(10.1%) 등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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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제품 물가도 0.3%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12%p(포인트) 끌어내렸다. 이중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7.8% 하락해 기여도가 컸다. 자동차용 LPG 가격이 16.0% 떨어졌고, 휘발유 가격이 8.0%, 경유 가격이 6.1% 하락했다. 등유도 1.3% 내렸다. 국제유가가 1년전보다 배럴당 20달러 가량 떨어지면서 물가상승률 하락효과가 9월(-0.26%p)보다 확대(-0.37%p)됐다.
항목별로는 서비스 가격이 0.7% 올랐는데 이 중 전세(-0.1%)와 월세(-0.4%)가 모두 하락하면서 집세가 -0.2% 내렸다. 특히 월세 가격은 2017년 12월부터 2년 가까이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전세 가격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0%대로 내려앉은 뒤 올해 9월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책요인으로 인한 서비스 가격 하락세도 소비자 물가를 끌어 내리고 있다. 건강보험 적용 확대, 무상급식, 하반기부터 시행된 무상교육(고3) 등 복지정책 확대로 가계의 부담 감소하면서 물가상승률을 -0.22%p 하락시키는 효과가 발생했다.
무상교육 확대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0.1% 떨어졌다. 고등학교 납입금이 36.2% 떨어진 것을 비롯해 휴대전화 요금도 3.6% 하락했다. 개인서비스는 1.7% 올랐는데 무상급식 확대 영향으로 개인서비스 중 학교급식비가 57.7% 떨어졌지면서 오름폭이 제한됐다. 단 9월28일부로 경기지역 시내버스비 인상이 단행돼 공공서비스 부분 물가하락세를 다소 완화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반면 외식 물가가 1.3% 상승했다. 죽(6.0%), 김밥(4.7%), 치킨(4.7%), 자장면(3.5%), 짬뽕(3.5%), 떡볶이(3.4%), 라면(3.3%), 된장찌개백반(3.0%) 등이 올랐다. 이러한 서비스 가격 상승세는 물가를 0.96% 정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저물가 흐름은 수요측 물가압력이 낮아지는 가운데, 공급측 요인과 정책요인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일시적 요인 등으로 가격 변동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0.8%로, 9월(0.6%)보다 소폭 상승했다. 국제 비교 기준이 되는 근원물가는 지난 3월부터 8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당분간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11월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 등이 예정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0%대 중반 수준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저효과 등 특이요인이 완화되는 연말에는 물가상승률이 0%중반대로 회복될 전망"이라며 "정부는 소비자물가 흐름 및 물가 상·하방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