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못 미룬다"…제주도 복합리조트 카지노 열리나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9.11.0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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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대형화 막는 조례안 사실상 부결…적극적으로 복합리조트 추진하는 인천·일본에 관광 위기감 커져

내년 초 완공 예정인 롯데관광개발의 복합리조트 '제주드림타워'. /사진=롯데관광개발내년 초 완공 예정인 롯데관광개발의 복합리조트 '제주드림타워'. /사진=롯데관광개발


카지노에 대한 제주도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도박을 조장하는 사행산업이 아닌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필수 관광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대형 카지노 입점을 추진하는 롯데관광개발의 제주 드림타워리조트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제주특별자치도와 관광업계에 따르면 제주도의회는 지난달 28일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임시회를 열고 이상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제주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사실상 부결된 것이다.

이상봉 의원의 개정안이 제주 카지노 활성화 반대의 핵심이었다는 점에서 카지노에 대한 제주도의 사뭇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는 도박중독과 제주 청정 이미지 변질 등의 이유로 카지노 반대 여론이 거셌다. 하지만 최근 제주도의원들과 관련 부처가 싱가포르와 인천에 자리잡은 복합리조트와 카지노를 직접 다녀오며 변화가 생겼다.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육성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10여년 전부터 마리나베이 샌즈 등 적극적으로 복합리조트를 짓고 카지노를 운영 중인 싱가포르에서 도박 중독 등의 기존의 우려를 어느정도 씻어낸 것으로 보인다. 강영돈 제주도 관광국장은 이날 임시회에서 "싱가포르가 세계적으로 도덕기준이 높은 국가인데도 내국인 카지노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모습을 의미있게 봤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관광 경쟁으로 인한 위기감이 컸다는 분석이다. 최근 숙박 뿐 아니라 각종 즐길거리를 모아놓은 복합리조트가 세계적인 관광 트렌드로 부상했는데, 이 중 대형 카지노는 복합리조트의 필수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의 관광지라는 위상에도 불구, 최근 제주 관광시장이 맥을 추지 못하는 상황에서 복합리조트 카지노를 돌파구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2017년 인천 영종도에 개장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 /사진제공= 파라다이스2017년 인천 영종도에 개장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 /사진제공= 파라다이스
실제 인천은 일찌감치 복합리조트 효과를 보고 있다. 파라다이스 시티 복합리조트와 카지노로 중국, 일본 관광객이 급증세다. 파라다이스 시티 카지노는 분기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고, 복합리조트와 연계해 중국인 단체관광객과 기업행사 유치도 늘고있다. 현재 공사 중인 인스파이어와 착공 예정인 시저스까지 완공돼 '한국판 라스베가스'를 구축하면 연간 2조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까지 점쳐진다.

직접적인 관광 경쟁국인 일본의 움직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본은 지난해 '복합리조트 IR'법안을 통과시키고 주요 관광지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와 카지노 조성에 나섰다. 해당 리조트와 카지노가 들어서면 연간 2조7600억원이 일본으로 유출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가장 큰 피해지역은 단연 제주도다.


이에 따라 내년 초 제주 드림타워 완공을 앞둔 롯데관광개발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카지노영향평가 등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지만, 당초 이상봉 의원의 조례안이 제주 드림타워에 입점할 카지노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는 평가다. 롯데관광은 지난해 하반기 파라다이스로부터 430억원에 인수한 엘티카지노를 현재 운영 중인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드림타워로 확장 이전을 추진 중이다.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제주드림타워로 3000여 명의 고용효과가 기대되는 등 여러 측면에서 규제보단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주요 복합리조트 카지노 시설을 직접 둘러보며 카지노 활성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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