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 역할 해온 트위터 "모든 '정치적 광고' 중단"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10.3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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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악영향" 정치광고 전세계서 중단
지난해 미국 중간선거 때 광고수익 35억원
미국 민주당은 환영, 페이스북 겨냥하기도

트위터는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 및 선거관련 광고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로이터트위터는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 및 선거관련 광고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로이터


트위터가 다음달 22일부터 모든 정치 광고를 금지한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1년가량 앞두고 내린 결정이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전세계적으로 트위터에서 모든 정치적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 광고가 유권자의 자발적인 의제 접근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적 메시지 접근에 대한) 결정이 돈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인터넷 광고는 상업 광고주들에겐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고 매우 효과적이지만 정치에는 상당한 위협을 가져다준다. 이는 오늘날 민주주의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것이 아니다. 우리에겐 보다 전향적인 정치 광고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이번 결정을 통해 11월 22일부터 모든 정치광고를 중단한다. 대선 후보 및 선거 관련 광고뿐 아니라 민감한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도 광고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도 결국 우회적인 후보자 광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세부 내용은 몇주 후 공개될 예정이다.

정치광고가 트위터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는 지난주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미국 중간선거운동 기간에 거둔 정치광고 수입이 300만달러(약 34억85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는 트럼프 혼자 10월 19일까지 최근 한달간 페이스북 광고에 500만달러를 쓴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전했다.



트위터와 반대로 이날 페이스북은 표현의 자유를 우선시하면서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정치광고를 계속 싣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사람들은 정치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직접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모든 것을 우리의 생각대로 옳게 고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정치적 광고가 페이스북 매출의 0.5%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페이스북 매출은 558억달러로 0.5%면 2억7900만달러(3240억원)다.

미 정치권에서도 소셜미디어에서의 정치광고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는 이번 트위터의 결정에 대해 "매우 멍청한 결정"이라며 "트위터는 수억달러(수천억원)의 잠재적 수익에서 벗어난 것이다. 주주들에게는 매우 어리석은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정교한 온라인 대응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트위터가 보수층을 침묵시키려는 시도를 벌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측은 이번 트위터의 결정을 환영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캠프는 성명을 통해 "광고수익과 민주주의의 청렴성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트위터가 기업으로서 돈이 지는 결정을 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는 책임감을 반영한 과감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전세계 민주주의를 위한 올바른 일"이라고 칭찬하면서 "뭐라고 말할래, 페이스북?"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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