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많았는데…" 텅빈 손정의 연설장에 '충격'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10.3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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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다보스' 손정의 연설서 청중 거의 없어…
위워크 파동으로 열기 식으며 2년 전과 대비돼

/사진=블룸버그통신/사진=블룸버그통신


투자 귀재로 불렸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무대에 섰지만 청중은 별로 없었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현지시간) 그의 기술펀드인 '비전펀드'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 경제포럼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의 4명의 연사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FII는 국제투자·금융계 인사가 다수 참여해 '사막의 다보스'로 불리는 포럼이다.



2년 전만 해도 손 회장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동석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자말 카슈끄지 사우디 언론인 피살 사건으로 언론과 금융기과의 FII 보이콧이 이어지자 손 회장도 불참했지만 빈 살만 왕세자와 직전에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이날 그가 연설에 나섰을 때 연설장은 사람이 적어 빈 상태였다. 블룸버그는 "전날만 해도 연설장에 사람이 너무 많아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지만 (손 회장의 연설 당시에는) 대다수 의자가 비어있었다"면서 "이는 2년 전에 비해 충격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손 회장의 연설의 인기 하락은 비전펀드에 대한 열기가 식은 것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비전펀드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상장 실패와 인력 감축 등 줄줄이 위기에 빠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 본사를 위워크로 옮기고 싶다고 발언할 정도로 애정을 보였던 사무실공유업체 위워크는 올해 상장 무기한 연기와 함께 전세 직원의 약 30%인 4000여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를 구하기 위해 95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하는 구제안도 발표했다. 차량공유업체 우버, 인도 호텔체인 오요의 부진도 계속되면서 외신들은 소프트뱅크가 IT 버블의 원흉이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1000억달러 규모의 1차 비전펀드에 450억달러를 투자한 사우디 왕실은 지난 7월 발표된 2차 비전펀드에 대한 참가 의사를 아직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손 회장도 이번 연설에서 사우디 참여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손 회장은 주변 비판을 의식한 듯 자신의 투자 방식을 방어하는 발언을 했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보도했다. 손 회장은 "우리는 풀지 못하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위대한 안목과 열정을 가진 기업가를 고른다"면서 "그리고 그들에게 싸울 수 있는 돈을 쥐어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유니콘기업과 각 분야의 최고인 이들에게 투자할 것"이라면서 기존 투자 방식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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