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日'세계유산' 슈리성…정전 등 일부 건물 전소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10.31 07:53
글자크기

새벽 2시47분쯤 화재 신고, 소방차 20대 출동… 슈리성 축제 열리던 중 화재

일본 오키나와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슈리성(首里城)에 31일 새벽 불이나 정전 등이 전소됐다. /사진=AFP일본 오키나와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슈리성(首里城)에 31일 새벽 불이나 정전 등이 전소됐다. /사진=AFP


일본 오키나와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슈리성(首里城)에 31일 새벽 불이나 정전 등이 전소됐다.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47분쯤 소방당국은 "검은 연기가 오르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성 전체가 목조건물이어서 불길은 빠르게 번졌다. 아직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아 현재 소방차 20여대가 출동해 불을 끄는 중이다.

슈리성 중심부 건물인 정전과 북전이 전소됐으며 불은 슈리성 내 다른 건물에도 속속 번지고 있다. 인근 현립예술대학 정원 나무에도 불이 옮겨붙었다. 소방당국은 오전 4시쯤 바람에 불똥이 날려 인근 주택가에도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주의를 당부했다.



인근 편의점에서 일하던 한 목격자는 "슈리성에서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까지 타닥타닥 나무가 타오르는 소리가 들리고 큰 불꽃이 보였다"면서 "한시라도 빨리 불이 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슈리성은 약 500년 전 류큐국(琉球國) 시대에 지어졌다. 슈리성에서는 지난 27일부터 류큐국 시대 의식을 재현하는 슈리성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특히 이날 새벽까지도 행사 준비가 이뤄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슈리성은 1933년 국보로 지정됐다가 태평양 전쟁 중 소실됐다. 이후 1992년 슈리성 내 정전이 복원완료 됐고 다른 건물들도 재건 중이었다. 2000년에는 슈리성터가 세계유산으로 등록됐다. 슈리성은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열리는 성화 봉송 경로이기도 하다.

슈리성을 복원을 담당한 오키나와 현립 박물관의 다나 사네 유키 관장은 "복원의 어려움을 알고 있는 만큼 화재를 믿을수가 없다"면서 "슈리성 내부 건물들을 복원하기 위해 대만에서 나무를 수입해오는 등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담겨 있는 건물이었다. 말이 되지 않는다"고 허탈감을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가 진압 되는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나하시는 오전 7시30분 시장과 시 간부들을 소집해 재해 경계본부 회의를 소집하고 대책을 마련한다.


일본 오키나와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슈리성(首里城)에 31일 새벽 불이나 정전 등이 전소됐다. /사진=AFP일본 오키나와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슈리성(首里城)에 31일 새벽 불이나 정전 등이 전소됐다. /사진=AFP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