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으로 증명된 한미약품 'R&D의 힘'…해외공략 가속화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2019.11.0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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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 품목 통한 내실 성장→R&D 투자 확대→글로벌 성과…롤론티스 등 내년 허가 기대

실적으로 증명된 한미약품 'R&D의 힘'…해외공략 가속화


잇따른 신약 기술수출 계약해지로 어려움을 겪던 한미약품 (310,000원 ▼5,000 -1.59%)이 해외시장 공략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부터 대규모 신약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며 국내 대표 제약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글로벌 제약사들이 연이어 신약물질 사용 권리를 반납하면서 남은 신약 파이프라인들도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한미약품은 업계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연구개발(R&D) 투자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자체 개발 의약품 비중을 높이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했다. 내실 성장이 R&D 투자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축적되는 자체 기술력이 다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 의약품'의 힘, 3분기 실적 견인 = 이같은 한미약품의 노력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한미약품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657억원, 2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2.9%, 16.0% 성장한 수치다.



한미약품이 제넨텍으로부터 받은 신약 기술수출 계약금의 분할인식(매월 30억원씩 30개월)이 지난 4월에 종료됨에 따라 업계는 한미약품 3분기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들은 자체 개발 의약품들의 성장세에 힘입어 높은 실적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한미약품은 내실 성장을 위해 자체 개발 의약품 비중을 늘려왔다. 통상 국내 제약사 매출에서 수입 의약품 비중은 45~75% 수준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의약품 매출 비중이 90%를 웃돈다. 지난해 한미약품 전체 매출 중 자체 개발 의약품 비중은 93.3%에 달했다.

자체 개발 의약품을 통해 얻은 수익은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로 이어졌다. 한미약품은 최근 10년간 매출 대비 평균 15% 이상을 R&D에 투자했으며, 누적 금액은 1조원이 넘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매출은 금액보다 어떤 방식으로 달성했는지가 중요하다"며 "단순히 회사의 외형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내실 성장이 R&D 투자로 이어져 한미만의 기술력이 축적되고, 이 축적된 기술이 다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내실 성장 통한 R&D 투자, 해외시장 성과로 = 'R&D 투자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한미약품은 또 다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 한미약품 파트너사 미국 스펙트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치료 신약 롤론티스에 대한 허가신청서(BLA)를 제출했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의 약효를 늘려주는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신약이다.

스펙트럼은 지난해 12월 FDA에 롤론티스 판매허가를 신청했다가 자진철회 한 바 있다. 당시 FDA는 롤론티스에 대한 보완자료 요청을 했고, 스펙트럼은 기한 내 제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신청을 취하했다.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폐암신약 후보물질 포지오티닙 임상2상 결과도 연내 발표된다. 스펙트럼은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FDA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2011년 미국 아테넥스에게 기술이전한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는 내년 1분기께 허가신청 될 예정이다. 최근 아테넥스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오락솔 임상3상에서 정맥주사 제형 대비 높은 객관적 반응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오락솔 임상3상 전체 데이터는 오는 12월 개최되는 유방암 학회에서 공개된다.

오락솔은 지난 30일 유럽에서 연조직육종(soft tissue sarcoma)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도 지정됐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시판허가 지원, 비용 공제 및 10년 독점권 등을 부여받는다. 오락솔은 지난해 4월 미국 FDA로부터 ‘혈관육종’ 희귀의약품으로도 지정된 바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롤론티스 FDA 재신청을 시작으로 포지오티닙, 오락솔까지 2020년 허가 이벤트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연이은 기술반환으로 남은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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