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기종에 결함" 저비용항공사 '보잉 포비아' 확산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10.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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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함 발생한 B737-NG, 국내에만 150대...운항정지되면 1대당 매달 수억 손실

항공업계에 '보잉 포비아(공포증)'가 퍼지고 있다. 신기종 B737-MAX에 이어 주력 기종인 B737-NG까지 결함이 발견돼 일부 항공기에 운항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국내에 등록된 B737-NG가 150대에 이르고, 대부분 LCC(저비용항공사)에 몰려있다. 운영 중인 항공기가 멈추면 항공사는 1대당 매달 수억원의 손실을 입는 만큼 저비용항공사 경영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력기종에 결함" 저비용항공사 '보잉 포비아' 확산


◇국내 운영 중인 B737-NG 150대…점검 42대 중 9대 결함= 30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B737-NG 기종(B737-700·800·900)은 총 150대다. 이중 곧 반납할 예정인 제주항공 1대와 신생항공사 플라이강원 항공기, 기업 비즈니스용(대한항공·현대차·한화케미칼)을 빼면 145대가 상업 운영 중이다.



B737-NG 기종은 최근 중국에서 항공기 개조 중 날개 연결 구조부위에 균열이 발견됐다. 지난 4일 미국 FAA(연방항공청)에서 긴급점검 명령을 냈고, 국토부도 국내 항공사에 감항성 개선지시를 내렸다. 감항성 개선지시는 항공기의 안전상 중대한 결함이 생겼을 경우 항공사가 의무적으로 항공기에 대한 점검 및 개조를 수행하도록 하는 명령이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가 3만회 이상 비행을 한 B737-NG 기체 42대를 조사했는데, 이 중 9대(대한항공 5대, 진에어 3대, 제주항공 1대)에서 균열이 발견됐다. 해당 기종은 운항이 중지됐다.



전 세계적으로 점검이 진행된 1130대 가운데 53대(4.7%)에서 결함이 발견된 것과 비교하면 높은 비율이다. 국토부는 나머지 108대 중 22대(2만2600회 이상 비행) 점검을 11월까지 마치고, 86대도 빠르게 점검을 시행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날 항공사 경영진이 참여한 가운데 ‘긴급 안전점검 회의’를 열고 B737-NG 대책을 논의했다.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안전개선사항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보잉 B737-NG /사진제공=보잉보잉 B737-NG /사진제공=보잉
◇제주·티웨이·이스타, 모두 B737-NG 보유해= 항공업계는 예상보다 높은 결함 비율에 당황한 상태다. 추가적인 운항정지 조치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항공사에 추가 운항정지는 치명적이다. 특히 B737-NG는 국내 LCC의 주력 항공기다.

제주항공 (10,910원 ▲70 +0.65%)은 보유 중인 항공기 45대(반납 예정 1대 제외)가 모두 B737-NG로 국적 항공사 중 해당 기종이 가장 많고, 티웨이항공 (2,805원 ▲10 +0.36%)(26대)과 이스타항공(21대)도 운영 중인 항공기가 모두 B737-NG다. 이스타항공은 B737-MAX를 보유 중이나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대한항공 (21,450원 ▲600 +2.88%)은 B737-NG 31대를 보유 중인데, 이중 5대에서 결함이 발생했다. 계열사인 진에어 (12,860원 ▲100 +0.78%)도 22대를 보유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에 대해 보잉사와 협업해 수리후 재운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항이 중단되면 항공사는 리스료와 정비비용, 보관료(주기비용) 등 항공기 1대당 월 수억원의 손실을 본다. 해당 기종을 운영하지 못하면서 운항 계획이 꼬이는 것과 항공기에 배치된 인력이 남는 것도 큰 부담이다.

고객도 불편을 겪는다. 운항정지로 예비 항공기가 줄면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체기를 투입할 여력이 떨어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 회항착륙, 아시아나 엔진 화재 등 최근 안점 문제가 잇달아 발생했다"며 "일본 여행 감소로 수익성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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