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요시로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 /사진=AFP.
30일 익명의 일본 육상경기 관계자는 IOC의 경기 장소 변경안에 대해 "선수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선수들은 이번 변경안에 대해 분노하고 있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선수 퍼스트'의 이름을 빌린 사기"라고 비판했다.
관계자는 이어 "도쿄가 결정된 날부터 준비를 시작했고, 이는 외국 선수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시간을 돌려달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다. 개최 10개월 전에 달리는 코스가 정해져 있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IOC는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마라톤과 경보 경기를 폭염에 따라 선수들의 건강을 우려해 대회를 삿포로에서 여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삿포로는 일본의 북쪽에 위치해 8월 낮기온이 26.5도 정도로 도쿄보다 5~6도 낮다. 대회 기간인 7월24일부터 8월9일은 한여름으로 폭염 악영향이 계속 우려돼왔다.
마라톤 준비에 3000억원을 투자한 도쿄도는 이같은 결정에 "미리 듣지 못했다"면서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도쿄도는 이날도 IOC의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IOC 측은 지난 24일 "도쿄의 실망감은 알고 있지만 선수들의 건강을 우려해 삿포로로 경기 장소를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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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에서는 삿포로로 변경시 마라톤 코스 정비 등에 소요되는 추가비용을 두고 지자체 간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홋카이도 측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도쿄도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도쿄도는 개최지가 바뀌면 비용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도쿄도와 대회운영위가 이를 책임져야 한다고 밝혀 공방이 한층 가세될 것으로 보인다.
IOC는 이날부터 도쿄에서 3일간 개최되는 조정위원회 회의에서 마라톤 개최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