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뛰니 PCB도 뛴다…주가 '수직상승'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10.3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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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텍, 코리아써키트, 대덕전자 등 주가 강세…고부가 PCB 증가로 시장 호황 전망

심텍이 생산하는 PCB 제품의 한 종류. /사진제공=심텍심텍이 생산하는 PCB 제품의 한 종류. /사진제공=심텍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연관 산업인 PCB(인쇄회로기판) 업체들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술 발전과 IT(정보통신) 수요 증가로 침체에 빠졌던 PCB 시장이 다시 호황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PCB 생산업체들의 주가는 최근 1~2달 사이 급등했다. PCB 전문 생산업체 중 매출규모가 가장 큰 심텍 (2,515원 ▲20 +0.80%)은 올해 저점이던 지난 8월6일 5150원에서 현재 992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코리아써키트 (15,730원 0.00%) 주가는 지난달 25일 5140원에서 현재 9560원으로 한 달 만에 86% 상승했고 우선주인 코리아써우 (6,530원 ▼10 -0.15%), 코리아써키트2우B (7,030원 ▲60 +0.86%) 역시 같은 기간 10~2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인터플렉스 (14,780원 ▲690 +4.90%)는 저점이었던 지난 8월6일 7890원에서 현재 1만6300원으로 2배 이상 올랐고 대덕전자 (6,240원 0.00%)는 8월 저점 대비 10% 가량 상승했다. 일부 라인에서 PCB를 생산·판매하는 삼성전기 (146,200원 ▲1,700 +1.18%)LG이노텍 (213,500원 ▲1,000 +0.47%)도 8월 이후 주가가 30% 이상 올랐다.



반도체 업황 회복 분위기와 함께 PCB 시장에도 긍정적 기운이 돌면서 관련 업체들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PCB란 반도체 등 각종 전자부품을 부착하는 기판으로 모든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매년 꾸준히 성장했던 PCB 시장은 최근 글로벌 IT 수요 축소로 인해 위축된 상태다. 전자산업 컨설팅 회사 프리스마크(Prismark)에 따르면 글로벌 PCB 시장규모는 2011년 정점을 찍고 2016년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는데, 2017년과 2018년에는 스마트폰 시장의 호황으로 이례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는 다시 축소 방향으로 돌아서는 추세다. 올해 예상 PCB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1.7% 줄어든 613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IT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PCB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포화상태에 이른 것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면서 덩달아 PCB 시장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특히 5G(5세대 이동통신), 클라우드,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이 IT 수요를 증폭시키고 있어 PCB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내년 PCB 시장은 올해보다 4.9%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5G 모멘텀(주가상승 재료)이 긍정적이고 통신 및 네트워크 투자 확대와 함께 스마트폰 교체 수요 를 자극 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PCB 시장은 2023년까지 연평균 3.7%씩 성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단가가 비싼 고부가·고성능 PCB 시장이 확대 추세인 것도 긍정적 요소다. 반도체 패키지용 기판이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데, 올해 전체 PCB 시장이 역성장하는 와중에도 패키지 기판 시장은 전년 대비 3.3% 늘어난 78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키지 기판은 PCB에 칩을 연결하는 방식에 따라 와이어 본딩(Wire bonding)과 플립칩(Flip chip·FC)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와이어 본딩은 칩과 PCB를 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이고 FC는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현재 패키지 기판은 와이어 본딩이 주류다. 가격면에서 FC방식이 와이어 본딩보다 30~100% 비싸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FC 방식으로 전환되는 추세여서 고부가 상품 판매 증대로 인한 PCB 업체들의 매출 증가 효과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FC 기판은 성능뿐 아니라 원가 효율성, 사이즈 축소 등에서 강점이 있다"며 "고성능 패키지의 증가로 2023년에는 패키징 매출의 35%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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