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샀는데 떡볶이가?… 뻔한 맛 대신 '펀슈머 시대'

머니투데이 구단비 인턴 2019.10.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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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탐앤탐스 커피 테이크아웃 컵에 담긴 떡볶이 출시…팔도비빔면 닮은 '괄도네넴띤'은 한달만에 500만개 완판

CU가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와 손잡고 출시한 '탐앤탐스 떡볶이'/사진 제공=CUCU가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와 손잡고 출시한 '탐앤탐스 떡볶이'/사진 제공=CU


소비 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 '펀슈머(fun-sumer)'의 전성시대, 커피인 척하는 떡볶이까지 등장했다.

CU는 30일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와 손잡고 '몰래 먹기' 콘셉트인 '탐앤탐스 떡볶이'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탐앤탐스 테이크아웃 컵에 떡볶이를 담아 마치 커피인 양 남몰래 먹는 펀슈머 제품이다.

앞서 개그맨 이영자가 라디오 공개 방송 중 종이컵에 담긴 떡국을 커피인 것처럼 몰래 먹는 모습이 이슈가 되면서 번진 '몰래 먹기' 유행을 반영한 것이다.
팔도비빔면의 5배가량 매운 한정판 괄도네넴띤/사진제공=팔도팔도비빔면의 5배가량 매운 한정판 괄도네넴띤/사진제공=팔도
이전에도 펀슈머들을 겨냥한 제품들은 꾸준히 출시돼왔다. 특히 팔도비빔면을 출시 35주년을 기념해 '괄도네넴띤'을 한정 생산하기도 했다.



괄도네넴띤은 얼핏 보면 팔도비빔면과 같은 글씨로 보인다는 이유로 SNS상에서 퍼진 신조어를 사용한 한정판 제품으로, 기존 제품 대비 5배가량 매운맛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출시 한 달여 만에 500만개가 완판되고 이후 추가 생산한 500만개도 모두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펀슈머들은 제품 생산을 직접 이끌어내기도 했다. 과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KFC에 닭 껍질 튀김 판매 문의를 함께 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초기 유머글로 소비됐던 글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고 지난 6월19일에는 KFC가 요청을 받아들여 닭 껍질 튀김을 일부 매장에서 출시하기도 했다.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품들도 펀슈머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롯데푸드의 '별난바' 아이스크림, 오리온의의 '치킨팝' 과자, 농심의 '해피라면', SPC삽립의 '우카빵', '떡방아빵' 등이 소비자의 재출시 요구에 응했다.
생산이 종료됐던 '베베'가 '배배'로 다시 돌아왔다./사진제공=오리온생산이 종료됐던 '베베'가 '배배'로 다시 돌아왔다./사진제공=오리온
지난 22일 오리온은 생산 종료했던 쿠키 제품 '베베'를 '배배'라는 이름으로 7년 만에 재출시하겠다고 밝혀 누리꾼들이 열광하는 일도 벌어졌다.

소비자들이 '재미'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어떤 제품을 쓰든 효용성(제품의 기능)은 비슷한 수준"이라며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구매 과정에서 효용성이 아닌 상징성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커피인 척하는 떡볶이의 경우도 떡볶이의 맛인 효용성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특별한 상징성을 가졌기 때문에 펀슈머들에게 어필이 된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소비자들이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다"면서 "인간은 따분한 걸 못 참으며 '감각 자극'을 필요로 하는데, 재미나 흥분을 주는 제품이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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