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복지위 종합평가]숨은 질병 찾아낸 최고의 '화타'는 누구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19.11.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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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19 국감]정춘숙·김상희·진선미 '트리오' 맹활약

[300스코어보드-복지위 종합평가]숨은 질병 찾아낸 최고의 '화타'는 누구


보건복지위원회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신종전자담배, 인보사사태, 엘리건 인공유방 사태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심도깊은 지적이 이어졌다.

◇정춘숙·김상희·진선미…민주당 '트리오'의 활약=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마다 매번 새로운 문제점을 지적하는 날카로움을 보였다. 때로는 야당보다 더 매서운 질문을 해 여당의원들로부터 "좀 살살하시라"라는 농담을 듣기도 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피감기관으로부터 정책적 구상을 이끌어내고 야당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는 등 소통하는 국정감사 태도를 보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같은 데이터를 두고도 새로운 분석틀로 접근하는 창의성을 보여줬다. 이번에 처음 보임하는 복지위 국정감사를 위해 전문가를 초청해 개인교습(?)을 받는 열정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 한 번 안 비추고도 '화제'…복지위 '씬스틸러' 신동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번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씬스틸러'였다.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기업 갑질 문제 등을 따져묻기 위해 증인으로 채택하면서부터 관심을 받았다. 증인채택이 철회 돼 국감장에 출석조차 하지 않았지만 언론의 관심도는 거의 주연급 이었다.

◇"네가 내라, 국민연금 단일안"…여야 격돌=
이번 복지위 국정감사에서는 국민연금 개편방안을 두고 격돌했다. 야당은 정부가 국민연금 개편 단일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을 해야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여당은 사회적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복수안 제출을 고수했다.

국감 첫날부터 지속되던 '단일안' 공방은 김상희 민주당 의원의 제안으로 종료됐다. 여당의원인 김 의원은 야당말에도 일리가 있다며 한발 양보했고 정부에 단일안 제출의사를 물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단일안 제출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해 내년 총선 이후에라도 국민연금 개편 논의가 다시 활성화 될 수있는 초석을 다졌다.

◇게임메이커 기동민·김명연·최도자=
복지위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과 한국당 간사인 김명연 의원,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은 파행없이 정책국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각 정당간의 입장을 잘 조율해냈다. 증인채택 과정에서부터 '정쟁'을 야기할 수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증인 채택을 지양하고 경제상황을 고려해 불필요한 기업총수의 증인채택을 자제하자는 데에도 합의했다. 국감기간 중 한번의 파행이 있기는 했지만 다시 원만하게 국정감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세명의 간사가 물밑에서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해마다 재발하는 '고질병'=
이번 국정감사에서 아쉬웠던 점은 20대 국회가 시작될 때부터 지적된 일종의 보건·복지 분야의 '고질병'이 20대 국회가 끝나도록 고쳐지지 않고 또 지적됐다는 점이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 복지확대와 재정건전성 사이의 딜레마 등 쉽게 풀기 어려운 과제들도 많지만 산하기관의 방만경영, 비위행위 등 해마다 반복되는 '병폐'들도 여전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정쟁없는 상임위였던 복지위가 한차례 파행을 겪은 것도 아쉬운 지점이다. 김승희 한국당 의원의 대통령 치매 발언은 복지위 파행을 유발했다. 김 의원은 야당의원들 중 국감준비도 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국감 파행의 원인을 제공해 종합점수에서 많은 감점을 받았다.

◇"복지부 장관님께서도 대통령의 기억력을 잘 챙기셔야 합니다"
=지난 4일 김승희 한국당 의원의 대통령 치매 발언이 이번 복지위 국감의 베스트 어록이다. 김 의원은 "며칠 전 대통령 기억력과 관련 문 대통령 기록관을 짓는다고 했는데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이 몰랐다면서, 불같이 화냈다고 했다"며 "사실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직접 방망이로 두드려서 의결했다. 대통령 주치의 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장관님께서도 대통령의 기억력을 잘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또 "건망증은 치매의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국민들은 가족의 치매를 걱정하고 있음과 동시에 요즘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많이 걱정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대통령이 치매 초기 일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돌려서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여당의원들은 즉각 반발했고 복지위는 파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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