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조슈아 웡 출마금지… 시위 다시 불붙나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0.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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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원 선거 입후보 1000명 중 유일하게 금지돼… "홍콩 시위 명분으로 작용할 수도"

조슈아 웡. /사진=로이터조슈아 웡. /사진=로이터


홍콩 시위 주역으로 꼽히는 조슈아 웡이 다음 달 열리는 구의원 선거 출마를 제지당했다.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홍콩 시위에 또 다시 불붙일 수 잇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9일(현지시간) 조슈아 웡은 트위터를 통해 "난 11월 구의원 선거에서 입후보 자격이 금지된 유일한 후보가 됐다"며 "이는 중국 당국이 정치적 검열 및 선거를 조작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다음 달 24일 구의원 선거가 열린다.

웡은 대규모 도심 홍콩 시위를 이끈 청년중심정당 '데모시스토'의 정치적 지도자이자 2014년 당시 17세의 나이로 우산혁명을 이끈 인물이다. 우산혁명 시위 관련 혐의로 1년 6개월 복역한 웡은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6월 가석방됐다. 이후 시위 최전선에서 활동하며 대만, 독일, 미국 등을 방문해 국제 사회에 홍콩 시위 지지를 호소해왔다.



앞서 웡은 우산혁명 5주년 기념일이던 지난 9월 28일 '사우스 호라이즌 웨스트' 선거구 출마를 선언, 입후보 신청 첫날인 이달 4일 선관위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홍콩에서 구의회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관위의 허가가 필요하다.

홍콩 당국은 성명을 통해 구의원 입후보 자격심사를 마쳤다고 밝히며 "민주자결(self-determination)의 원칙을 지지하거나 장려하는 행위는 후보자가 홍콩 기본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선거법의 요구사항과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웡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웡의 출마 자격을 박탈한 사유로 보이는 대목이다. 452명을 뽑은 이번 선거에 입후보한 1000여명 중 출마 자격을 얻지 못한 후보자는 웡이 유일하다.

홍콩의 한 라디오 방송은 "웡이 신청서에 '데모시스토'와의 연관성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그가 데모시스토의 창립 멤버여서 선관위가 자격을 박탈시켰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데모시스토는 홍콩의 민주자결을 공공연하게 지지해온 조직이다.


이번 선거는 정계 입성을 위한 웡의 첫 번째 도전이었다. 2016년 데모시스토당을 창당한 그는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에 나서려 했으나 입후보 연령제한(21세)으로 인해 출마하지 못했다.

한편 조슈아 웡의 출마 자격 박탈이 장기화된 홍콩 시위에 또다시 불씨로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인다. 윌리 람 홍콩중문대 중국학센터 조교수는 "웡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중요한 상징성을 지니는 인물"이라며 "웡의 입후보 자격 박탈은 시위 명분으로 작용하거나 시위를 악화시킬 수 있다. 홍콩 당국의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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