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격차 벌린다"… 소니, 이미지센서 1조 투자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19.10.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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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반도체 공장 짓기로… 소니, 이미지센서 시장 절반 점유

일본 전자업체 소니 회사 로고 일본 전자업체 소니 회사 로고


소니가 12년 만에 반도체 신공장을 설립한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니가 1000억엔(약1조71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이미지센서 공장을 일본 나가사키현에 새로 설립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이 보편화되면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이미지센서 개수가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 5G 상용화로 자동 주행차, 산업용 로봇 등 IoT(사물인터넷)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이미지센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니가 공장을 건설하는 곳은 나가사키현 이사하야시의 기존 공장 인근 지역이다. 7만4800평방미터 토지에 공장을 건설해 스마트폰용 'CMOS(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 이미지센서'를 양산한다. CMOS는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 영상화하는 반도체다. 현재 사용되는 CMOS는 기존보다 소비전력이 적고, 더 빠르게 데이터를 읽는다. 일본 정보회사인 테크노시스템리서치에 따르면 CMOS 세계 시장은 2023년까지 2018년(약 53억개)에 비해 60% 증가한 약 86억개가 될 전망이다.

현재 소니는 이미지센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1%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은 21.1%로 2위, 미국 옴니비전테크놀로지가 7.3%로 3위다. SK하이닉스는 1.7%를 점하고 있다. 소니는 신공장 건설로 2025년까지 시장점유율을 60%로 높여 삼성을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2016년 도시바에게서 오이타현 공장을 인수한 것을 제외하면, 소니가 반도체 공장을 새로 설립한 것은 2007년 구마모토현의 제2공장 이래 12년 만에 처음이다.



소니의 이미지센서 생산능력(300미리웨이퍼 환산)는 월 10만장 정도다. 이를 2021년 3월까지 월 13만장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소니는 반도체 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뒤처져 있지만 이미지센서 부문에서는 소니의 기존 기술력을 살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소니는 디지털카메라용의 CCD(전하결합소자)에서 쌓아온 색채기술을 CMOS에 활용했다. 2012년에는 작지만 많은 기능을 담은 스마트폰용 '적층형 이면조사 CMOS'를 개발했다.

소니가 신공장 설립에 나선 것은 이미지센서를 여러개 장착한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1에는 카메라렌즈가 3개 탑재됐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늘어나면서 고화질 카메라 기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또 자동 운전과 같은 미래 기술에도 이미지센서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자동차 1대당 카메라렌즈 약 10개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에 투자하고 있는 미국 펀드 서드포인트가 반도체 사업을 분리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 점도 신공장 설립의 배경으로 꼽힌다. 서드포인트는 지난 6월 공개서한을 통해 소니의 반도체 부문을 분사시키고 금융, 의료사업을 모두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소니의 사업 구조가 너무 복잡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소니는 이를 거절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니는 신공장건설로 이미지센서가 회사 성장의 핵심 사업임을 재차 확인시키고, 서드포인트의 요구를 거절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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