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경기, 조선株 언제까지 오를까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10.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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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잔고 늘어나고 실적 개선세…4분기도 긍정적인 상황"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마란가스 LNG운반선의 항해 모습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마란가스 LNG운반선의 항해 모습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조선주 주가가 기나긴 침체기를 벗어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개월간 주요 종목들이 10% 이상 올랐다. 선박 수주가 늘어난 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4분기에도 수주 기대감이 존재하는 만큼 당분간 조선 업종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129,000원 ▲1,700 +1.34%)의 주가는 지난 8월29일부터 전날까지 2개월간 10만5500원에서 12만8000원으로 21.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 (32,500원 ▼100 -0.31%)현대미포조선 (73,500원 ▲2,900 +4.11%)도 각각 13%, 12% 상승했다. 현대중공업지주 (65,200원 0.00%)삼성중공업 (9,850원 ▲380 +4.01%) 주가도 각각 10.2%, 8.1% 올랐다.



조선 업종 주가 반등의 가장 큰 이유는 수주량 회복이 꼽힌다. 지난 8월 기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00만CGT(표준화물환산톤수) 중 한국의 수주량은 73.5%인 73만5000CGT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에는 114만CGT 중 한국이 28%인 32만CGT를 수주해 중국에 이어 2위로 밀렸지만 여전히 기대감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하락·안정세를 유지하는 것도 조선 업종에는 호재다. 다른 에너지에 비해 LNG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LNG선 발주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LNG선은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추세는 현재 세계 LNG선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의 실적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한국 조선 업종의 LNG선 수주는 50척을 넘겼다.

이 밖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국내 조선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8일 중국과의 무역협상 1단계 합의를 당초 예정보다 앞서 체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전 세계 교역 둔화로 이어진다. 이는 신규 선박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발생한 뒤 올해 상반기 세계 신규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넘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조선 업종이 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침체가 길었던 탓에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개월간 개인 투자자들은 대부분의 조선 관련 종목들에서 매도세를 보였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조선 업종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한다. 세계 선박 수주잔고가 여전히 낮아 전체적인 시장 회복이 가능한 때라는 것이다. 특히 올해 4분기 카타르에서 LNG선을 대량 발주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조선사들은 LNG선 수주로 잔고 반등과 함께 이익 모멘텀(성장동력)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수의 프로젝트성 발주가 4분기 내에 가시화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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