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인플루언서가 말하는 '1억 만들기'란?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9.11.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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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공식 유튜버' 상의민 PWM 스타센터 대리

은행원 인플루언서가 말하는 '1억 만들기'란?


상의민 신한은행 PWM 스타센터 대리(31)는 네이버 블로그 구독자 2만2000여명, 유튜브 구독자 1만여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SNS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유명인)다. 그의 브랜드 '수미숨'은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에선 '쉽고 유익한 재테크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상 대리의 '돈'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였다.

"중학생 때 온라인게임을 하면서도 미션을 클리어하기보다는 게임 안에서 좋은 아이템을 획득해 판매하는 걸 즐겼어요. 그러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경영서를 읽고 돈을 버는 일, 그중에서도 금융권에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건 금융위원회와 각종 은행·보험·증권사 등 다양한 금융회사에서 인턴 또는 대학생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부터다. 미래 금융인의 포부를 적는 개인 공간으로 출발했지만, 각종 투자 상식과 공부법 등의 콘텐츠를 생산하며 구독자가 빠르게 불어났다. 특히 '1억 만들기'에 대한 그의 글은 재테크 카페에 빠르게 공유되고, 특히 '새내기 직장인'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유명 인사가 됐다.

"돈이라는 게 없을수록 모으기 힘듭니다. 1억원 모으기가 그만큼 어렵고, 1억원을 모은 사람이라면 더 큰 금액을 모으기는 상대적으로 덜 어렵습니다. 주변에서 재테크에 대해 물어보면 '재테크=1억 모으기'라고 답합니다."



상 대리가 생산하는 콘텐츠는 적금과 예금 등 은행 상품의 종류, 전세자금 또는 주택담보대출부터 해외 주식 투자까지 다양한 재테크 수단을 망라한다. 하지만 자세하고 쉬운 설명, '공격형'보다는 '안정형' 투자를 지향하는 점은 공통 키워드다. 구독자 중에는 투자 고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가 은행 지점에서 만난 고객들은 금융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번호표 가지고 와서 그저 '대출하러 왔어요'라고 말하는 고객도 적지 않아요. 전세나 주택 구매 때문인지, 생활비 용도인지를 말씀하지 않고 각각 대출 상품이 다르다는 것도 모르시는 것이죠. 그래서 블로거, 유튜버지만 은행원의 마음가짐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직장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은행 신규 서비스를 고객에게 추천하는 캠페인이 진행되면, 동료들은 '목표를 어떻게 채울까' 고민하지만 상 대리는 블로그와 유튜브 구독자들의 도움을 받는다.


최근에는 신한은행이 내부 선발·육성에 나선 '온라인 인플루언서' 대표 주자로 나섰다. '본업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들을까 염려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회사가 인정하는 '공식 유튜버'가 되면서 콘텐츠 생산에 더욱 주력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는 '전업 인플루언서'를 꿈꾸진 않는다.온라인 콘텐츠 제작 활동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현직 은행원이라는 게 구독자들이 제 콘텐츠를 더욱 신뢰하는 중요한 이유"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다.

상 대리는 아직 은행에서 하고 싶은 게 많다. 다만 어떤 보직을 맡더라도 블로그와 유튜브는 꾸준히 병행할 생각이다. "은행원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콘텐츠에 담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어서"라는 게 그의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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