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 실적 부진에도 외인·기관 몰리는 이유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10.2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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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익 15.4%↓ 실적 발표후 6일째 상승…친환경차 및 5G 시대 도래로 인한 기대감 다시 부각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포스코케미칼 (302,500원 ▼9,500 -3.04%)이 3분기 실적 발표 후 6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펼쳤다. 정작 3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외인과 기관 매수세가 이어지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내년부터 실적 성장성이 본격화되며 주가 상승 모멘텀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오전 10시 50분 포스코케미칼은 전날보다 600원(1.25%) 내린 4만7250원에 거래됐다. 지난 8일 기록한 저점(4만1000원) 대비 약 15% 가까이 상승한 가격이다.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힌다. 리튬 2차전지는 방전 시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양극재와 충전할 때 리튬이온을 받아들이는 음극재, 둘 사이에서 리튬 이온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해질, 양극과 음극이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해주는 분리막 등 4대 핵심소재로 구성되는데 포스코케미칼은 이중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한다.



상승 랠리가 시작된 시점은 지난 21일부터로, 3분기 실적발표 시기와 맞물린다. 포스코케미칼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720억원, 영업이익 2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7.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4% 줄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는 개선되긴 했지만 개선 폭은 예상치보다 부진했다"며 "국내 셀(Cell) 업체들의 부진으로 음극재·양극재 매출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기존 사업은 내화물·로재정비 수익성이 부진했고, 자회사 피엠씨텍도 수익성 악화가 지속돼 올해 및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고 실적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부진한 실적이었지만 반대로 기대감은 발표 직후부터 다시 높아지는 모양새다. 친환경차로의 패러다임 변화와 5G 시대 도래로 2차전지 수요 증가 등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 18일부터 포스코케미칼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이후 외국인은 포스코케미칼 주식을 약 102억원, 기관은 95억원씩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포스코케미칼의 투자 매력을 내년부터 개선될 실적에 대한 기대감 및 꾸준한 주가 하락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에서 찾는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2차전지 소재 부문의 실적은 내년부터 가시화되는 반면, 주가는 기존 사업부의 분기 실적 등락(연간으로는 안정적)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컸다"며 "내년부터 동사의 실적 성장성이 본격화하면서 향후 주가 상승모멘텀의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도 "올해 3월 이후 지속된 주가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상황"이라며 "음극재 2공장 1단계 증설과 내년 3월 말 양극재 2단계 증설로 내년부터 중장기 이차전지 사업 성장이 본격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4분기는 중장기 관점에서 좋은 매수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이어지는 에너지저장장치 관련 사고 등으로 인한 불안감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소형 전지 시장의 성장세 둔화,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프로젝트 중단으로 인해 매출 증가 속도는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며 "배터리 소재 부문의 성장성은 확고하나 높은 가격대에 대한 부담, 향후 자회사 지분법 이익 감소 리스크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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