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곤두박질' vs 인텔·TSMC '고공행진'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9.10.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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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편중'에 엇갈린 3분기 반도체기업 실적…시스템반도체 육성 등 다각화 필요

삼성·SK하이닉스 '곤두박질' vs 인텔·TSMC '고공행진'


올해 3분기 글로벌 반도체 업계 명암이 엇갈렸다. 반도체 산업 쌍두마차인 삼성전자 (78,500원 ▲3,000 +3.97%)SK하이닉스 (179,800원 ▲8,800 +5.15%)는 실적이 곤두박질친 반면 미국, 대만 경쟁사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기업이 '메모리 반도체' 편중으로 D램 가격 하락 직격탄을 맞은 것인데, 시스템 반도체와 차세대 메모리 육성 등 사업 다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만 TSMC, 미국 인텔의 영업이익률이 올 들어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30%대를 회복했다.

인텔은 1분기 영업이익률이 26.1%에 그쳤으나 3분기에는 33.3%로 상승했고, TSMC도 1분기 29.4%에서 3분기 36.8%로 올랐다.



특히 인텔은 역대 3분기 기준 최고인 64억달러(7조5000억원)를 기록했고, TSMC는 1079억대만달러(35억3000만달러·4조1000억원)로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의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적표는 우울하다. 오는 31일 확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실적 컨센서스(10개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16조6000억원, 영업이익 3조3000억원으로 영업이익 20.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2분기(19%) 이후 최저치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2년간 삼성전자가 차지한 글로벌 반도체 왕좌 자리는 인텔에게 다시 넘겨줄 전망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했고, SK하이닉스도 CIS(CMOS 이미지 센서) 비중을 늘려가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에 나서고 있다.

다만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사업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비중이 각각 77%, 20%이고 시스템반도체 비중은 약 3%에 불과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가 커 삼성과 하이닉스 모두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은 메모리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올해처럼 메모리 시장이 급격히 악화되면 인텔 등에 밀려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가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대량 투자로 빠르게 추격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고 기술 개발과 생태계 조성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도 가시적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SK하이닉스는 2004년 설계와 파운드리를 담당하던 매그나칩 반도체를 매각한 후 2007년부터 시스템반도체에 재진출했지만 아직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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