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 韓 기업 절반 "미중 분쟁으로 부정적 영향"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2019.10.2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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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중국 진출 기업 실태조사…4분기 시황·매출 전망 모두 기준치 하회, 미중 마찰이 대내외 수요 부진 낳아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절반 이상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미중 분쟁이 대내외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면서다. 이들 기업의 4분기 전망도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 중국한국상회와 공동으로 실시한 중국 진출 한국기업 대상 경기 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7개 업종 212개를 대상으로 지난달 2~27일 진행했다.



연구원은 경기실사지수(BSI) 작성방식에 따라 △경영실적 △판매 △비용 △경영환경 △애로요인 등을 조사해 0~200 사이 값으로 산출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 의미다.

올해 4분기 중국 진출 기업의 경영 전망은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전망 BSI는 시황이 88, 매출이 98로 모두 100을 밑돌았다. 각각 3분기보다 9포인트, 4포인트 떨어졌다.



현지판매가 전분기대비 2포인트 하락한 103을 기록했지만 제3국판매가 95로 4포인트 내렸다. △영업환경 △자금조달 △제도정책은 각각 80, 80, 83으로 3포인트, 4포인트, 2포인트 하락했다. 주요지표 중 설비투자가 101로 유일하게 1포인트 상승했다.

업종별 매출 전망 BSI를 보면 제조업이 99로 100선 아래로 내렸다. 전분기대비 4포인트 하락하면서다. △전기전자(97) △금속기계(93) △화학(97) △섬유의류(70) 등에서 비관적 전망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3분기보다 전기전자가 32포인트, 화학이 16포인트 큰 폭 떨어졌다. 자동차는 전기대비 14포인트 상승한 127, 기타제조는 10포인트 오른 110으로 개선됐다. 유통업은 3포인트 하락한 94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업들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현지수요 부진(23%)을 가장 많이 꼽았다. △경쟁 심화(15.5%) △수출 부진(13.6%) △인력난·인건비 상승(12.2%) △현지 정부 규제(9.4%)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에서 현지수요 부진과 수출 부진 등 대내외 수요 부진의 응답 비중이 전분기 40.1%에서 34%로 줄었지만, △인력·인건비 문제 △환율 변동 △경쟁력 약화라고 답한 업체는 늘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자동차를 중심으로 대내외 수요 부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금속기계와 화학, 섬유의류 업종은 환율 변동과 경쟁력 약화를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기업들은 미·중 통상마찰이 대내외 수요 위축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통상마찰 장기화 우려에 따라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현지수요가 위축되고,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인해 대미 수출도 줄어드는 이중고를 낳았다는 얘기다.



미·중 통상마찰로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는 기업이 전체의 51%로 절반이 넘었다. 전분기(49%)보다 부정적 응답이 늘었다. 지난해 3분기 설문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비중이다. 특히 '매우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18%로 치솟았다. 아직 영향이 없다고 응답한 업체 비중은 전분기 49%에서 47%로 줄었다.

기업들은 중국경기 둔화로 인한 현지수요 위축(56%)을 가장 우려했다. 특히 자동차, 화학 업종에서 답변 비율이 각각 78%, 79%에 이르렀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를 걱정하는 답변도 23% 수준이었다. △섬유의류(50%) △전기전자(31%) △금속기계(21%) 업종에서 많았다. 글로벌 교역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를 우려하는 기업도 14%였다. △전기전자(25%) △자동차(11%) △섬유의류(29%) 업종에서 걱정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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