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0년간 비만은 늘고 흡연은 줄었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19.10.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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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비만 25.1%→42.8%…소득수준 간 건강격차↑

19세 이상 주요 건강 행태 추이/사진=질병관리본부 19세 이상 주요 건강 행태 추이/사진=질병관리본부


지난 20년간 한국인의 비만 유병률은 증가하고, 흡연율은 감소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계를 '국민건강영양조사 20주년 기념식 및 제7기 3차년도 결과발표회'와 청소년건강행태조사 제15차(2019) 결과발표회'를 통해 오는 29일과 30일 연달아 발표한다고 27일 밝혔다.

1998년에서 지난해까지 한국인의 건강행태를 살펴본 결과 가장 급격한 변화는 남자의 비만 유병률 증가다. 남자의 비만 유병률은 1998년 25.1%에서 지난해 42.8%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여자는 같은 기간 26.2%에서 25.5%로 별 차이가 없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신체활동 감소와 에너지 섭취량 증가로 인해 비만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육류, 난류 섭취량은 증가하고, 곡류, 채소류, 과일류 섭취량은 감소했다. 1998년 각각 67.9g과 21.7g이었던 육류와 난류 섭취량은 지난해 129.8g과 31.0g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곡류, 채소류, 과일류 섭취량은 각각 337.2g, 287.8g, 197.3g에서 288.4g, 248.1g, 129.2g로 줄었다.



지난 20년간 성인 남자의 흡연률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1998년 66.3%였던 남자 흡연율은 지난해 36.7%로 줄었다. 가정 실내 간접흡연노출률은 2005년 18.5%였으나 5% 미만으로 떨어졌고, 직장 실내 및 공공장소 실내 간접흡연 노출률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개선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통계 분석 결과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현재흡연율이 높았고, 20년 전에 비해 소득 수준 상·하 간 흡연율 차이가 더 커졌다. 1998년 소득수준이 '하'인 남자의 흡연율은 70%였고, 지난해 40.1%를 기록했다. 여자의 경우 1998년과 지난해 흡연율이 각각 10.2%와 10.7%였다. 같은 기간 소득수준이 '상'인 남자의 흡연율은 63.7%에서 31%로 줄었고, 여자의 흡연율은 4.9%에서 3.2%로 감소했다.

남자의 고혈압 유병률은 32.4%에서 33.2%로 비슷했고, 여자의 고혈압 유병률은 26.8%에서 23.1%로 감소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05년 남자 7.3%, 여자 8.4%에서 지난해 남녀 각각 20.9%와 21.4%로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뇨병 유병률은 남자와 여자 모두 큰 변화가 없었다.


청소년건강행태를 조사한 결과 흡연율은 2019년 기준 6.7%를 기록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05년에 비해서는 감소했지만 2016년 이후 유사하다. 한 달 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했다는 중고등학생은 3.2%, 궐련형 전자담배는 2.6%였다. 한 달 내 음주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중·고등학교 남학생은 16.9%, 여학생은 13.0%였다. 이는 2013년 이후 비슷한 수준이다.

주 5일, 하루 60분 이상 신체활동을 실천한 남학생은 21.5%, 여학생은 7.3%로 2009년 남녀 각각 15.7%, 5.4%에 비해 증가했으나 여전히 학생들의 신체활동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성웅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통계분석 결과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증가, 소득수준에 따른 건강격차 등은 정책적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며 "정부는 예방과 건강증진에 중점을 둔 '건강 노화(Healthy ageing)' 정책으로 건강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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