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눈앞"…기보 재기보증 기업 1000개사 돌파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19.10.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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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지만 기술력 있는 기업 자금난 지원해 재도약 발판

"성공 눈앞"…기보 재기보증 기업 1000개사 돌파


#바이오 중소기업 스마트바이오팜은 2016년 자금난의 아픔을 겪었다. R&D(연구·개발)에 과도하게 투자하면서 부채가 늘어났고 급기야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까지 내몰린 것. 심유란 스마트바이오팜 대표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라면서도 “R&D 성과를 눈앞에 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고 자금난에 대해서는 기술보증기금(기보)의 ‘재기지원보증’을 요청했다.



기보는 스마트바이오팜의 기술력과 도덕성을 인정해 회생지원보증을 통해 연체된 채무를 정상대출로 전환했다. 연체료와 이자비용 등을 낮추기 위해서다. 1억원의 신규운전자금보증도 지원했다. 자금난이 해소된 스마트바이오팜은 이후 플로프로세스(흐름반응과정)를 적용한 제약생산장비 개발 및 납품에 성공했고 2017년 4억1800만원, 지난해에는 78.2% 늘어난 7억4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부실하지만 재기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지원하는 기보의 ‘재기지원보증’을 받은 기업이 지난달 기준 1080곳을 기록했다. 누적 보증금액은 총 1157억원으로 기업이 보증을 이용해 금융기관에서 지원받은 대출액은 총 1441억원이다.



재기지원보증은 ‘회생지원보증’과 ‘신규자금보증’으로 나뉜다. 회생지원보증은 채무를 감면하거나 분할상환하는 등의 방법으로 채무를 조정하고 정상대출로 전환해 이자비용을 낮춰주는 지원방식이다. 기술사업평가등급이 B등급 이상이고 도덕성 평가를 통과한 기업이면 가능하다. 폐업 후 재창업한 경우에도 재창업일로부터 7년 이내라면 신용회복위원회를 거쳐 지원받을 수 있다.

회생지원보증을 통해 기존채무가 조정되면 신규운전자금보증도 지원한다. 운전자금 등을 추가로 받을 수 없어 성과를 눈앞에 두고도 이루지 못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회생지원보증과 함께 3억원의 신규운전자금보증을 받은 케이씨고려의 배덕기 대표는 “신규운전자금으로 신발의 에어쿠션이나 장식 등 플라스틱 사출·성형 자동화 공정을 개발하고 품질관리를 강화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덕분에 케이씨고려는 2017년 19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1억원으로 10%가량 성장했다.

기보 관계자는 “재기를 위해서는 신규시설자금이나 운전자금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어려운 기업은 신용도가 낮아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보가 새로운 자금대출을 보증해 기업이 재기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기보는 재기지원보증을 강화해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국내 중소기업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성공 가능성이 높지만 예기치 못한 문제로 사업에 차질을 빚는 기업을 지원하는 게 재기지원보증의 취지”라며 “정책적으로 재도약을 꿈꾸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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