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엠넷 '프로듀스X101 제작발표회에서 101명의 연습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순위 조작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 정보가 들어있는 휴대전화 확보가 늦어지면서 방송사와 프로그램 제작사, 연예 기획사 간 조직적 유착 관계를 밝혀내는 것도 난항을 겪고 있다.
수사팀은 특히 CJ ENM 임원진과 제작사 대표, 프로그램 관련 프로듀서(PD) 등 사건 핵심 관계자들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왔다. 그러나 수사 초기 '프로듀스X101' 담당PD 등 4명의 휴대전화에 대해 압수영장이 발부됐을 뿐 윗선에 대한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건수는 한 건도 없다.
이번 사태의 정점에 있는 CJ ENM 측은 이미 "순위 조작이 '프로듀스 X 101' 제작진이 자의적으로 저지른 일"이라며 회사 측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나서고 있다.
이번 수사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최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거나 이메일 계정을 압수수색해도 결정적인 증거는 찾기가 어렵다"며 "요즘같은 시대에는 휴대전화 메신저 등을 통해 주로 소통이 이뤄지고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휴대전화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않으면 증거를 수집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월 '프로듀스 X 101' 마지막 생방송 경연 당시 멤버별 최종 득표수에서 일정한 배수가 나타나며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엠넷은 집계 과정에 오류가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휴대전화 유료 투표를 했던 일부 시청자들이 엠넷 제작진을 고소 및 고발하며 수사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