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편성 70% 중기제품…중기 성장사다리 역할"

머니투데이 대담=송정렬 산업2부장, 정리=김태현 기자 2019.10.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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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조순용 한국TV홈쇼핑협회 회장 "홈쇼핑 인식변화와 규제 완화에 주력"

조순용 한국TV홈쇼핑협회 회장 /사진=이기범 기자조순용 한국TV홈쇼핑협회 회장 /사진=이기범 기자


'소비자를 현혹하는 과장 광고의 대명사' '협력사를 쥐어짜 돈을 버는 업체들'….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던 홈쇼핑업체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들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채널보다 높은 협력사 판매수수료와 2015년 가짜 백수오 사태 탓 등으로 형성된 이미지들이다.



홈쇼핑 업계는 구체적인 판매수수료 산정 방식을 공개하고, 과장 광고를 근절하기 위해 자체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이미지 개선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홈쇼핑이 우리 경제에서 담당하고 있는 순기능마저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순용(66) 한국TV홈쇼핑협회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TV홈쇼핑협회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홈쇼핑은 중소기업들의 주요 시장 진출 통로이자 방송 산업을 떠받치는 재정적 기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 등 홈쇼핑의 여러 구조적 문제점이 해결되고 있는 시점에서 너무 부정적으로만 비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 홈쇼핑 7개사는 3942개 중고기업과 협력하고 있으며 전체 편성 시간 중 69.8%가 중소기업 제품이다. 또 중소기업 재고부담 완화를 위해 매년 직매입 규모를 늘려 지난해 3628억원을 기록했다. 2년 전과 비교해 13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조 회장은 홈쇼핑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규제 허들을 낮추는데 집중한다. 이를 통해 홈쇼핑이 '중소기업 성장의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조 회장과 일문일답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지 20개월이 지났다. 그동안의 성과와 소회는
▶지난 1년 반 동안 홈쇼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는데 집중했다. 무엇보다 홈쇼핑의 긍정적인 측면을 알리는 게 중요했다. 과거 홈쇼핑 업계에 부족한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지난 2~3년 동안 많은 부분이 정비됐다. 그동안 애매하게 관례 상 넘어갔던 것들이 구체화 되고, 관련 규정도 만들어 지고 있다. 종합편성채널과 홈쇼핑과의 연계 편성과 관련해서도 현재 법안이 발의 돼 있는 상태다. 또 지방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입점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산업 진흥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홈쇼핑이 너무 부정적으로만 비춰져 안타깝다. 홈쇼핑이 건강한 유통의 한 축으로 인식돼야 한다.

-홈쇼핑 하면 늘 따라 붙는 송출수수료 문제에 대한 입장은
▶송출수수료 자체가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 기업들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적정선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이런 적정선이 무너지진 상태다. SK브로드밴드·KT올레·LG유플러스 등 인터넷TV(IPTV) 3개사가 TV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다. 시장논리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높은) IPTV의 송출수수료가 높아지면 종합유선방송(SO)이라도 낮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요청해 (홈쇼핑협회와 IPTV협회 간) 송출수수료 관련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협의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송출수수료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과 해결 방안은
▶송출수수료의 급격한 인상은 결국 중소기업 판로를 막는 부작용이 있다. 판매수수료가 30%라고 한다면 이중 15%가 송출수수료다. 이 때문에 (홈쇼핑 업계) 영업이익율이 3%대로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판매수수료에 이런 부분이 명확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 보니 결국 판매자와 소비자는 홈쇼핑이 착취하고 있다고 인식한다. 송출수수료 문제 같은 경우에는 임대차 계약처럼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임대차 보호법처럼 1~2년 정도 송출수수료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만들어야 홈쇼핑 산업도 살아난다.

-홈쇼핑을 둘러싼 여러 규제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규제는
▶이중 규제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 현재 홈쇼핑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양쪽으로부터 규제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고 부분이다. 공정위는 '표시광고법'으로, 방통위는 '방송법'으로 각각 홈쇼핑 광고를 규제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표시광고법과 방송법 중 어느 하나라도 위배되지 않는지 유권해석을 받는다. 홈쇼핑 사업자 입장에서는 매번 방송을 할 때마다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방송통신발전기금 산정 기준을 매출로 하는 개정안이 추진 중인데 이에 대한 입장은
▶홈쇼핑은 유통업 기반이기 때문에 그동안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 산정 기준을 영업이익으로 해왔다. 지금 개정안은 다른 방송사들도 매출 기준으로 하고 있으니 홈쇼핑도 매출 기준으로 하라는 것인데 맞지 않다. 방송사와 홈쇼핑 사업 자체가 다른데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건 공평하지 않다. 홈쇼핑만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현 TV홈쇼핑 상황과 향후 과제는
▶홈쇼핑 시장은 정체된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모바일 커머스로 많이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전문 쇼호스트가 나와서 선명한 화질의 큰 TV로 짧은 시간내에 제품의 특장점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은 홈쇼핑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유통업체 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남은 임기 동안 과제는 홈쇼핑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홈쇼핑 업체도 과장 광고 같은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수만 생각해서는 제대로 시장을 키울 수 없다. 지속 성장을 위한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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