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존슨 "브렉시트 1월로 미뤄지면 12월 조기총선"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0.2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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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11월 15일·30일 단기 연기 선호 … 안되면 12월 조기 총선"
총선 하려면 노동당 지지 필요한 상황 … 앞서 두 차례 시도 좌절

(런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런던 하원에서 브렉시트 관련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하원은 이날  ‘EU 탈퇴협정 법안'을 사흘 내로 신속 처리하자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찬성 308표, 반대 322표로 부결시켜,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한내 법안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런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런던 하원에서 브렉시트 관련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하원은 이날 ‘EU 탈퇴협정 법안'을 사흘 내로 신속 처리하자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찬성 308표, 반대 322표로 부결시켜,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한내 법안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또다시 가로막힌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해결을 위해 조기 총선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4일(현지시간) BBC·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제1야당인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에게 보낸 서한에서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연기하도록 허용한다면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라며 "다음 주 하원은 오는 12월 12일 총선 실시 여부를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11월 6일 자정 이후 의회가 해산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영국 법은 선거일 25일 전에 의회를 해산하도록 규정한다. 제이콥 리스 모그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는 "정부가 오는 28일 조기총선안을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기총선안이 통과될 지는 불투명하다. 2011년 제정된 고정임기 의회법에 따라 조기 총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영국 하원의원(전체 650명)의 3분의 2 이상, 즉 최소 434명이 넘게 찬성해야 한다. 이중 집권당인 보수당 의석은 288석에 불과해 제1야당인 노동당(245석)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존슨 총리는 두 차례에 걸쳐 조기 총선 동의안을 상정한 바 있으나, 통과에 필요한 찬성표를 얻는데 실패했다.



존슨 "11월 단기 연기 선호, 안되면 조기 총선" … 총선 시 크리스마스까지 새 정부 출범
또한 존슨 총리는 오는 31일 예정된 브렉시트를 11월 15일이나 30일로 단기 연기하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히며 코빈 대표에게 22일 표결을 뒤집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코빈 대표는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안이 비준돼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보다는 합의 하에 떠나는 일에 협력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영국 하원은 정부가 제출한 'EU 탈퇴합의 법안'(WAB)을 찬성 329표, 반대 299표로 가결했으나 WAB를 3일 내에 처리한다는 '의사일정안'은 14표 차이로 부결했다. 합의안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마련된 WAB가 의사일정안 부결로 껍데기만 남으면서 오는 31일 브렉시트 시행은 더욱 어려워졌다.

존슨 총리는 서한에서 "EU가 브렉시트 연기를 허용하고 노동당이 조기 총선 표결에 찬성할 경우 지금부터 11월6일까지 주말을 포함해 WAB를 논의하고 표결을 거치도록 할 것"이라며 "이는 12월12일 총선 전에 브렉시트를 완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EU와의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하원 승인투표가 좌절되자 '벤 액트(법)'에 따라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EU에 보냈다. 당초 존슨 총리는 더는 브렉시트를 연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법률 미준수 가능성 등으로 인해 마지 못해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서 총리는 "의회가 이 기회를 잡길 거부해 11월6일까지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에 실패한다면 이 문제는 새 의회에서 풀어야 한다"며 "12월12일 총선을 치르면 크리스마스까지 새 의회와 정부가 출범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총선에서 내가 과반 의석을 확보한다면 우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준하고 내년 1월 브렉시트를 완수해 이 나라도 앞으로 나아갈 것"이며 "노동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다면 내 예상대로라면 당신은 1월 31일 이후 브렉시트를 추가 연기하고 제2국민투표를 실시할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당 "노딜 없다는 보장 있다면 총선 지지" … 총리 측 "나라 인질 삼지 말라"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사진=뉴스1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사진=뉴스1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노딜 브렉시트'를 논의에서 뺀다면 총선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며 "내일 EU가 브렉시트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노동당이 존슨 총리의 요청을 거절할 경우, 존슨 총리는 WAB를 철회하고 매일 총선 캠페인에 주력할 계획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더이상 하원이 이 나라를 인질 삼고 있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EU는 25일 영국의 브렉시트 연기 요청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부분 회원국이 영국의 요청대로 내년 1월 31일까지 추가 연기에 찬성하고 있으나, 프랑스만 2주 이내 단기 연기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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