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계 1위 준비하는 음극재 공장, 사람이 안 보였다

머니투데이 세종=안정준 기자 2019.10.27 15:00
글자크기

포스코케미칼 세종 음극재 2공장 가보니…

포스코케미칼이 조성하고 있는 음극재 2공장과 부지 전경/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포스코케미칼이 조성하고 있는 음극재 2공장과 부지 전경/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


지난 24일 세종시에 위치한 포스코케미칼 (280,500원 ▼16,500 -5.56%) 음극재 2공장. 공장동을 빼곡히 채운 설비들이 바삐 움직이며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토해내고 있었다. 정작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업계 최초 '스마트팩토리'를 목표로 건설된 이 공장을 가동하는데 필요한 근무인력은 시설 관리를 위한 4명뿐이었다.

포스코케미칼이 세종을 발판으로 세계 최대 음극재 생산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2022년까지 연산 5만톤 생산 체제를 갖출 음극재 2공장이 시험가동을 마치고 오는 11월 본격 생산에 돌입하는 것. 연산 2만4000톤의 1공장과 합해 총 7만4000톤 생산체계가 갖춰지면 포스코케미칼은 60Kw급 전기자동차 배터리 약 123만대에 음극재를 공급할 수 있는 진용을 갖추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2공장은 단계적 증산작업을 거쳐 5만톤 생산 체제를 향해 갈 것"이라며 "다음 달 본격 생산에 돌입할 단계는 1단계로 우선 2만 톤이 연간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음극재는 양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2차전지 핵심 4대 소재다. 건전지의 '-'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야구로 치면 포수 격이다. 투수인 양극재(+)가 던진 이온을 받아 다시 양극재로 돌려보내는 가운데 전자가 생성되는 원리다.

세종은 2차전지 소재를 미래 먹거리로 삼은 포스코그룹의 성장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그룹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에너지소재 분야를 2030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20%, 매출 17조원을 목표로 키워 그룹 성장을 견인한다는 포부다. 세종 음극재 공장은 이 가운데 2조2000억원 매출을 담당하게 된다.
정규용 포스코케미칼 음극재생산부장이 시험가동 중인 생산라인에서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정규용 포스코케미칼 음극재생산부장이 시험가동 중인 생산라인에서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
이 같은 도약을 위한 세종 공장의 핵심 경쟁력은 '스마트화'다. 2공장은 1공장 대비 라인당 연간 생산능력이 25%이상 늘었다. 원료, 반제품 무인 이송, 자동화 물류 창고, 통합관제 센터 등 스마트시스템을 적용한 덕이다.

정대헌 포스코케미칼 음극소재실장(전무)은 "음극재 원료인 천연흑연의 원가는 경쟁사별로 큰 차이가 없다"며 "그 원료를 가지고 얼마나 수율을 올리느냐의 싸움인데 자동화를 비롯, 설비 효율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세종에서는 스마트화와 함께 제품 다각화 작업도 함께 추진 중이었다. 포스코케미칼은 원가 경쟁력이 높은 천연흑연 기반 음극재 생산에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여기에 원가는 높지만 수명과 고속충전 성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조흑연의 특성까지 아우른 제품이 나온다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업계 평이다.

이를 겨냥해 포스코케미칼은 '인조흑연 성능 발현 천연흑연 음극재'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이미 고객사들과 이 제품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가 아닌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국내 2차전지와 배터리 소재 산업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