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9000억 '품질비용' 맞아도 버틸 체력 길렀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기성훈 기자 2019.10.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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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품질비용 9000억 털어내고 선방...4분기 신차 사이클 기대감 높아

'세타2 엔진' 폭탄을 맞았지만 현대·기아차는 견고했다. 9000억원의 품질비용 악재 속에서도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4분기는 더 나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3785억원, 291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각각 31%, 148.5% 늘었다.



이 같은 영업이익 개선은 기저 효과 영향이다. 지난해 3분기 현대·기아차는 7800억원의 품질 비용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올해 영업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져 보였다.

올해 3분기에도 현대차는 6000억원, 기아차는 3100억원의 '세타2 엔진'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영업이익률은 현대차가 1.4%, 기아차가 1.9%에 그친다. 단, 표면적인 숫자 비교보다는 내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대·기아차, 9000억 '품질비용' 맞아도 버틸 체력 길렀다


◇판매 감소에도 매출 증가…"일회성 비용빼면 체질 개선"=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3분기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현대차(26조9689억원)는 지난해보다 10.4%, 기아차(15조895억원)는 7.2% 늘었다. 현대·기아차 모두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이뤄낸 성과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매출 증가 배경에는 SUV 호조와 미국 인센티브(할인) 축소가 있다. 우선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 등 대형 SUV 호조로 판매 단가가 올랐다. 또 미국에서 판매가 안정되면서 할인 판매가 줄었다. 현대차는 판매 믹스 개선과 인센티브 축소로 2000억원의 매출 증가 효과를 봤다.

실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영업이익이 각각 1조원, 6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바닥을 친 이후 점진적인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인 셈이다. 김남규 기아차 재무관리실장 상무는 "앞으로 세타2 엔진과 관련한 추가 충당금 설정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도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은 지속되고 있다"며 "판매 물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차와 SUV 판매 증가 효과와 전사적인 차원에서 수익성 위주의 경영 체제 확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3분기에 발생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기준으로 연간 4%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월 출시 예정인 현대차 '더 뉴 그랜저' /사진제공=현대자동차11월 출시 예정인 현대차 '더 뉴 그랜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신차 쏟아진다…"수소경제 리더십도 확보"=
현대·기아차 모두 올 4분기, 나아가 내년을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차를 비롯한 신차가 대거 출시 대기 중이다.

현대차는 4분기 '팰리세이드' 증산 효과와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 제네시스의 첫 SUV 'GV80' 출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기아차는 소형 SUV '셀토스', 'K7'과 '모하비 부분변경' 모델 판매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특히 기아차의 대표 승용 차종인 3세대 'K5'를 오는 12월 출시해 승용 시장의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 생산목표를 기존 연간 6만대 수준에서 8만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친환경차 대응도 강화한다. 현대차는 5년 내 신규 전기차 4종을 출시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2025년 현대·기아차가 친환경차를 총 167만대 이상 판매하는 게 목표다.

최 부사장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협업을 전방위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북미 지역 비상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등 수소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수소경제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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