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유튜버가 소개한 약, 믿고 먹어도 될까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19.10.2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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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제약사 홍보수단 적극 활용, 의사·약사 유튜버도 인기...건강정보 왜곡·오남용 우려도

동아제약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기계 없이 박카스 우유빙수 만들기'(위쪽)와 '영롱한 박카스 물방울사탕 만들기' 영상 장면/사진=유튜브 캡처동아제약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기계 없이 박카스 우유빙수 만들기'(위쪽)와 '영롱한 박카스 물방울사탕 만들기' 영상 장면/사진=유튜브 캡처


제약·의료계에도 유튜브 바람이 불고 있다. 개인 약사와 의사 등이 유튜버로 변신한 것은 물론 대형병원과 국내 제약사들도 유튜브를 통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의사나 약사 개인의 의견이나 잘못된 정보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71,000원 ▼500 -0.70%), 동아제약, JW중외제약 (30,400원 ▲600 +2.01%) 등 제약사들은 유튜브 채널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4월부터 유튜브 채널 '건강의 벗'의 콘텐츠를 다양화했다. 유병욱 순천향대서울병원 국제진료센터소장이 직접 건강정보를 알려주는 '닥터 유의 건강이야기', 유한양행 직원들의 생활을 담은 웹드라마, 직장인들에게 스트레칭을 알려주는 '건강한 직장생활' 등의 영상을 제작해 업로드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유튜버들과 협업해 박카스로 빙수와 사탕을 만드는 등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유형의 영상을 올렸다. JW중외제약은 직원 인터뷰, 유명 유튜버가 회사 품질보증팀 만나서 체험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회사 사보인 '건강의 벗'을 영상으로 만든다는 콘셉트로 유튜브 채널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있다"며 "유튜브와 SNS 영향력이 늘어나는 만큼 이에 발맞춰 소통과 홍보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북삼성병원 유튜브 썸네일/사진=강북삼성병원 강북삼성병원 유튜브 썸네일/사진=강북삼성병원


서울대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들도 유튜브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강북삼성병원은 사내 프로젝트를 통해 병원 임직원들을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육성하고 있다.

유튜버로 변신한 개인 의사와 약사들은 유명해지면서 지상파 방송에까지 등장했다. 박승종 약사는 지난해 11월 '약쿠르트'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후 약 제품 리뷰, 영양제와 건강 정보를 소개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지난 24일 기준 구독자 수는 20만명이 넘는다. 이낙준 이비인후과 전문의, 오진승 정신과 전문의, 우창윤 내과 전문의 등이 모여 만든 유튜브 채널 '닥터 프렌즈'의 구독자 수는 36만8000명이다.

그러나 의료인의 유튜브 진출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흥미 위주의 내용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 구충제(펜벤다졸) 항암효과가 이슈가 된 이후 '펜벤다졸이 안전하고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의사 유튜버들도 등장했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의료인이라 할지라도 개인이 제공하는 내용이 반드시 정확할 수 없다"며 "의사가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도 사람들은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의사 스스로 의료윤리를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유튜브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의료인 SNS 관련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있고, 연내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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