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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감사인 놓고 삼정·안진 '재지정 2파전'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황국상 기자 2019.10.2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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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한영, 독립성문제로 KB금융 감사 어려울 듯





회계업계 '큰손'으로 불리는 KB금융지주가 '상장회사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이하 주기적 지정제)에 따라 재지정 시장에 다시 나온다.

이번 주기적 지정제의 빅3(삼성전자·신한지주·KB금융지주) 중 한 곳인 KB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 7위(25조6231억원)로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의 사전지정에 따라 EY한영을 감사인으로 지정받았다. 하지만 감사·비감사 업무충돌 등 독립성 문제로 금융당국에 재지정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기적 지정제는 민간기업이 외부감사인을 6년간 자율선임하면 이후 3년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는 제도다. 업무는 금감원이 증선위로부터 위탁을 받아 수행한다. 딜로이트안진 소속 회계사들이 관여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을 계기로 2017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반영됐다.



지정대상 상장사와 회계법인은 독립성 문제 뿐만 아니라 지배·종속회사 감사인 일치 등을 이유로 재지정 신청을 하려는 경우 오는 29일까지 금융당국에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사전지정 이후 2주동안 의견서를 취합한 후 다시 순번에 따라 감사인 재지정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EY한영은 KB금융지주에 대한 사전지정에 앞서 비감사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용역계약을 진행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몇달 안에 해당 업무를 끝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용역보수도 KB감사를 통한 보수보다 크기 때문에 무리하게 중도해약을 하지는 않을 것"고 말했다.

결국 KB금융지주 감사는 삼정KPMG와 딜로이트안진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빅4 회계법인 중 직전감사인 배제 조항에 따라 삼일PwC와 독립성 문제가 발생한 EY한영을 제외한 회계법인이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4대금융지주를 빅4(삼일·삼정·한영·안진)가 하나씩 맡아왔다며 인력배분 등의 문제를 고려해 현재 공석인 삼정의 수임이 적절하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하지만 엄격한 룰에 따라 재지정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딜로이트안진의 수임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삼성전자를 지정받은 안진이 KB금융 감사까지 따낼 경우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으로 추락한 위상이 상당부분 회복될 전망이다. 이 경우 주기적 지정제 도입의 단초를 제공한 안진이 제조업과 금융업 대표기업의 감사업무를 모두 차지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전지정 이후에 재지정 대상이 얼마나 되는지, 그 대상들의 자산규모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바뀌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회사의 매력은 높은 감사수익에서 찾을 수 있다. '고구마줄기'처럼 딸려오는 자회사들의 감사를 맡아 쏠쏠한 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8 회계연도 감사용역 보수로 44억원을 지급한 반면 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들을 총합할 경우 50억원대에 달하는 감사보수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금융의 고민도 깊다. 이번 사전지정을 통해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은 삼정KPMG,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은 삼일PwC가 감사인에 지정됐다. 하지만 안정성을 중시하는 금융지주회사의 특성상 지배·종속회사 감사인 일치를 이유로 재지정 요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메리츠금융의 경우 지정받은 감사인 중 원하는 회계법인을 선택할 수 있는 '회사지정'이 가능한데, 회계업계 1위인 삼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감법 규정상 지배·종속회사는 금융당국에 감사인 일치를 요구할 수 있다. 관련 의견서를 접수한 금융당국이 지정군(群), 감사인일치 효과 등을 고려한 뒤 감사인을 최종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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