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반도체의 날'…SK하이닉스도 우울한 실적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9.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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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오늘 3분기 실적 발표, 증권가 추정 영업이익 4297억…D램 판매호조로 예상치 상회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4 공장 /사진=머니투데이DB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4 공장 /사진=머니투데이DB


올 들어 반도체 업계가 일본의 무역보복과 업황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도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3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오늘(24일) 발표하는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2153억원, 42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분기 대비 30%, 지난해와 비교해 90% 이상 줄어드는 뼈아픈 성적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력제품인 D램 수요가 늘고 있고, 낸드플래시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당초 예상보다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것은 고무적이다.

김영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지만 재고도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면서 "낸드플래시 부문의 경쟁력이 취약하나 업계의 감산 노력과 도시바 메모리 생산차질 여파로 3분기부터 재고 급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128Gb 16Gx8 MLC 기준으로 지난 1년간 이어진 하락세에서 벗어나 올 3분기에 4.6%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선 낸드플래시 부문은 그간 SK하이닉스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과 함께 3강 체제를 굳힌 D램과 달리 낸드플래시 시장은 아직 혼전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40% 가까운 시장점유율 1위로 독주하는 가운데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도시바가 10%대 중후반 점유율로 2위권이다.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 10% 안팎의 점유율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실적 방어를 위해 올 1, 2분기 잇따라 10%, 15% 감산 계획을 밝히면서도 마지막까지 고민을 거듭했던 것도 시장점유율 때문이었다. 생산량 감소는 점유율 저하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는 추가적으로 D램의 판매가격이 최대 10%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어 낸드플래시의 반등이 이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이에 따라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보다 손익이 악화된 3600억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내년 1분기도 비수기 효과로 4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2분기부터 본격적인 손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은 ‘제12회 반도체의 날’이다. 한국 반도체 수출이 최초로 연 100억달러를 돌파한 1994년 10월을 기념해 제정된 후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2008년부터 매년 10월에 기념식을 진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업계 분위기는 '단일품목 최초 1000억 달러 수출 달성'을 축하하는 자리가 됐던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졌다. 올 들어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가속화되면서 수출이 급감한데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와 SK하이닉스의 실적도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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