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서 만삭 임산부였던 자신을 도와준 군인을 찾는다는 페이스북 게시글. / 사진 = 페이스북 '군대 대나무숲'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게시된 "큰 딸의 군인이 되고 싶다는 말에 4년 전 기억이 떠올라 글을 올린다"는 페이스북 글이 올라왔다. 군인들과 관련된 말을 대신 전해 주는 계정에 글을 남긴 제보자는 "2015년 4월 말쯤 친정 아빠가 위독하다고 하여 세살배기 첫째와 뱃속 아이를 데리고 기차를 탔다"면서 "남편은 출장중이고, 제일 빠른 열차는 입석만 남아 있어 할 수 없이 대구까지 가는 입석 기차를 타게 됐지만 몸이 무거워 너무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제보자는 "기차 자리가 다 차 있어 바닥에라도 앉아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한 군인이 선뜻 자리를 비켜줬다"면서 "그분은 '뱃속에 예쁜 동생이 있으니 더 예쁜 공주(첫째)는 무릎에 앉아가자'면서 바닥에 앉아 첫째까지 안고 놀아줬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그때 뱃속에 있던 제 둘째의 이름을 그 군인분의 이름으로 지었다. 열쇠 모양 부대마크와 이름밖에 기억이 안 나는 그 분을 꼭 찾았으면 좋겠다"면서 "그 분이 이 글을 볼 수 있게 널리 퍼트려 주시면 감사하겠다. 연락이 닿을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 이용자가 "이 사연 오빠 아냐?"는 글을 남겼고, 이에 당시 임산부를 도와 줬던 군인이 게시글에 직접 댓글을 남긴 것이다. 제보자는 댓글을 남긴 군인에게 "첫째 아이 이름도 기억해 주시니 확신이 생긴다. 덕분에 아버지 임종을 지킬 수 있었다"면서 "괜찮으시다면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다. 부담스러워하지 마시고 연락 달라"고 글을 남겼다.
그러나 당시 군인이었던 청년은 "식사 대접은 너무 감사하지만, 마음만 받겠다"며 사양하고 "긴 시간이 흘렀는데 이렇게 기억하고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첫째 딸이 너무 착해 저도 크게 힘들지 않았는데다가, 그 상황에 놓인 군인이었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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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돌아가신 아버님의 따님이 편하게 오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저에게 닿은 것일 뿐이다. 저에게 배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은 아버님 덕분이니 너무 고마워하지 않으셔도 된다"면서 "오늘 뜬 달처럼 자녀분들이 환하고 은은하게 세상을 비출 아이들로 자라길 바란다.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제보자를 향해 덕담을 남겼다.
보는 이의 마음을 덥히는 해당 게시글은 약 2만 4000여 건의 '좋아요'를 받으며 누리꾼들을 감동시켰고, 누리꾼들은 '임산부를 도와 준 군인이야말로 진정한 영'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는 등 1만 4000여 건의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