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경쟁 끝낸 오리온·삼양, 3Q 수출 효과 '톡톡'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10.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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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마케팅 효율이 실적 변수…내수 소비 둔화, 세대교체 대비해야"

삼양식품 / 사진제공=삼양식품삼양식품 / 사진제공=삼양식품


오리온·삼양식품 등 주요 음식료업종 업체들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바라보고 있다. 이들 기업은 각 국가별 특성에 맞춘 신제품을 출시하며 해외 매출액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3일 오리온 (91,400원 ▲300 +0.33%)은 코스피 시장에서 전일 대비 500원(0.48%) 오른 10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오리온 주가는 단기 저점(종가 기준)을 기록한 지난 8월 7일 7만8500원 대비 약 34.4%가 올랐다. 증권업계에선 오리온의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점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오리온이 3분기 연결 매출액 5288억원, 영업이익 98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25.6%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세종 연구원은 "오리온의 중국 매출액이 2688억원, 영업이익은 5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19.9%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스낵과 파이에서의 매대 회복과 유통 채널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리온은 중국에서 신규 비스켓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며 태국 제조사(타오케노이 제품 독점 유통) 제품인 김스낵 판매도 준비 중이다. 베트남에선 신규 쌀과자 브랜드 매출을 전략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양식품 (265,500원 ▲5,000 +1.92%)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전일 대비 300원(0.34%) 오른 8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양식품 주가는 연초 대비 69.4%가 올랐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브랜드를 통해 국내 편의점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가운데, 수출 판로를 확대하면서, 올해 전사 어닝 파워가 농심의 국내 영업이익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삼양식품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로 전년 대비 61% 증가한 204억원을 제시했다.

박 연구원은 "내수라면 매출은 지난해 역기저효과로 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수출 호조에 힘입어, 면류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삼양식품은 수출 호조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나면서 전사 영업이익률 15.8%을 달성할 것"이라며 "특히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785억원으로 라면업계 1등인 농심의 국내 영업이익(추정치 585억원)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선 수출 판로를 적극 개척한 기업을 중심으로 음식료업종이 안정적인 성장세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업체들이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을 지양하면서 비용 효율화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음식료업종 대부분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음식료 출하는 견조하며, 원화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곡물달러가격의 안정으로 원가 측면의 부담도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품목별 경쟁 강도는 HMR과 맥주를 제외하고는 예년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약해졌다"며 "해외 실적도 중국, 미국, 동남아시아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수 소비 환경 악화로 양적 성장이 실적 개선을 담보하던 시대가 끝나면서 마케팅 효율성이 식품기업의 실적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상준 연구원은 "효율적인 마케팅비 집행을 위해선 회사가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향후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할 수 있는 밀레니얼 세대를 정밀 타겟한 필요가 있다"며 "이들 세대의 브랜드 로열티(충성도)를 높여야 향후 주력 소비층 세대교체가 일어났을 때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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