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부회장은 한국인으로 태어나 어린 시절 오키나와로 이주해 일본 사법고시를 한인 1세대로는 처음으로 합격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합격 이후 일본인으로 귀화해야 판사나 검사가 될 수 있다는 제약 때문에 그를 물리치고 변호사로 법조계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백 부회장은 자력으로 일본 법조계에서 두각을 나타내 지난 3월 일본변호사협회 부회장에 오른 이력을 갖고 있다. 서울에 살던 여섯 살 때인 1968년 교통사고로 오른팔을 잃었지만 장애와 이민사회 편견을 극복한 한국인이다.
이어 "징용공이나 위안부 분들에 대해서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건 일본 변호사들이 먼저 목소리 냈다"며 "한국 변호사들도 당연히 협력하지만 처음에 일본의 그런 재판(변론)했던 분(변호사가)이 많은데, 일본 법원이나 최고재판소는 그걸 인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백 부회장은 "일본 정부도 당사자인 일본 대기업들이 돈이 없어 (배상을) 주지 않는 것이 아니다"며 "(일본) 정부 차원에서 그걸(배상을) 막아놓고 있는 상황인데 먼저 개인의 인권을 옹호한 다음에 정치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낙연 총리와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만난 백승호 부회장은 두 사람 인연에 대해 "이 총리가 도쿄 특파원 기자 시절 쓴 제 사법시험 합격 기사가 제게 힘이 됐다"며 "한국에서 큰 기사가 났으니 한국인으로서 일본에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노력해서 일본변호사협회 부회장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일본 변협은 법에 따라서 조직되기 때문에 변호사법에 따라 국적으로 차별하는 분위기라는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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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변협에서 국제 담당 업무도 담당하는 백 부회장은 "제가 한국 대표로 부회장이 된 것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는 것과 달리 한국(입장)에 관해서 (치우쳐서) 주장하는 건 아니다"며 "특별히 교포들을 대표해 권리 주장하는 건 필요할 때에 하는 거지 그걸 목적으로 부회장이 된 건 아니라서 (대변요구에 대해서는) 양해를 많이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제징용 배상권 인용에 대한 의견 역시 한국인이라서 내놓은 의견이 아니라 일본 변협 대표가 아닌 일본 변호사 자격으로 개인의 중립적인 견해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