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 빼먹기' 피해 반복되자…'안심 스티커' 등장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 2019.10.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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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원 빼먹기 사고'방지용 안심 스티커 등장…최근 커뮤니티서 배달 피해 게시글 잇달아 올라와

배달음식 업주들을 상대로 판매되는 '배달 안심 스티커' / 사진 = 네이버 쇼핑몰배달음식 업주들을 상대로 판매되는 '배달 안심 스티커' / 사진 = 네이버 쇼핑몰


일부 배달원들의 '배달음식 빼먹기' 피해가 잇따르면서 배달 음식점 점주들이 '안심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는 '고객과의 신뢰를 높여준 준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배달피해 방지 안심 스티커'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해당 스티커에는 "깨끗한 배달 문화를 지향한다" "이 음식의 주인은 고객님 뿐" 등 고객을 안심시키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배달 음식 포장지 겉면에 붙이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음식 포장을 열면 스티커가 찢어지도록 만들어 고객이 배달 음식이 없어졌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물쇠 역할을 한다.

이러한 '배달 안심 스티커'는 배달 앱 등을 이용해 음식을 판매하는 외식 업체 사이에서는 필수품이 됐다. '배달원이 중간에 음식을 빼 먹는다''배달원이 음식을 훼손시킨다'는 등 배달 업계 전반에 불신이 일자 외식 업체들이 스티커를 붙여 포장을 밀봉하는 등 안심 마케팅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배달 안심 스티커 사진을 공유하며 "이런 스티커가 없는 업체는 믿을 수 없다" "배달 스티커가 있으면 안심이 된다"는 등의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배달 스티커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비용을 고객에게 전가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음식 새로운 추가비용'이라는 글이 게시되고 배달 스티커를 부착할 경우 500원이 추가된다는 글이 게시됐다. 글의 작성자는 "배달비 2000원을 받는 것도 모자라서 스티커 부착 비용으로 5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면서 "배달 사고는 관리를 못한 업주의 책임이지 왜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느냐"며 비판을 쏟아냈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배달 빼먹기'피해 사례들.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배달 빼먹기'피해 사례들.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배달 안심 스티커'의 등장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배달원 음식 빼먹기'사고가 배경이 됐다.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음식을 시켰는데 중간에 배달원이 빼먹었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지난 17일 한 누리꾼은 "근처 도넛 가게서 7개의 도넛을 시켰는데 4개만 왔다"는 글을 올리고, "CCTV 조회 결과 가게에서는 다 넣었는데 중간에 배달원이 빼 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보내주겠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가게에서도 그 날만 비슷한 일이 네 번 일어났다더라"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은 "살면서 이런 비주얼(생김새)은 처음이다"는 글과 함께 한 입씩 베어물은 치킨 사진을 게재하고 "내 돈 주고 시킨 치킨인데 누가 먹은 것인지 모르겠다. 정말 먹기 싫어져서 다 버렸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배달원이 엘레베이터에서 주저앉아 피자·치킨 등을 빼먹는 CCTV 영상이 공유되며 "공론화시켜서 이런 일을 근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자신을 배달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배달음식 빼먹는 꿀팁'이라며 게시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집중 포화를 맞기도 했다. 게시글은 "치킨을 보온통에 담아 놓고 퇴근 후 맥주랑 먹으면 꿀맛이다"면서 "피자같이 모양이 잡혀 있는 음식은 어렵지만, 감자튀김·치킨 등 티나지 않는 음식은 한 두개씩 빼먹으면 일하면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이같은 '배달 사고'가 일어나는 이유는 자영업자들이 배달원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는 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달원 전용 앱을 사용해 배달원이 앱 상단에 노출된 주문을 접수하면, 자영업자들은 거부권 없이 배달 음식을 해당 배달원에게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경영 중인 한 업주는 "배달을 접수하면 배달대행업체를 부른다. 배달전문직원을 두기에는 인건비가 너무 비싸다"면서 "최근 '배달 사고'가 빈번해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 포장이 쉽게 뜯어지거나 하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각별히 포장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민족'관계자는 "직접 고용한 '배달의민족'소속 배달 사원은 철저히 교육하고 관리하고 있지만, 배달대행업체의 많은 직원들까지 하나하나 관리하기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 "문제가 생기면 업주와 고객이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배달의민족'본사에서도 배달대행기사들의 정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조치가 어렵다"면서 "'배달 빼먹기'사고가 발생하면 '배달의민족'본사에서 고용된 배달 사원인지, 아니면 배달대행업체 측에서 고용된 직원인지 파악한 다음 고용 회사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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