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경협주 펀드 '먹구름'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9.10.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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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성과 올 들어 부진 속 추가 악화 불가피 전망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북한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소식에 경제협력주에 투자하는 통일펀드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펀드 운용성과가 올 들어 부진에 허덕이는 가운데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이 이어지며 추가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통일펀드인 신영자산운용의 마라톤일코리아 펀드(대표펀드 기준) 시리즈는 연초 이후(지난 22일 기준) 모두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부진하다.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A클래스)가 -3.2%,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플러스(S클래스)가 -2.6% 수준이다. 통일펀드 등 기타주식형 펀드의 전체 수익률 2.4%수준보다 휠씬 낮다.



두 상품은 지난 2014년 출시된 대표 통일펀드다. 남북 통일과 관련해 수혜가 예상되는 건설 등 인프라, 식료품 및 의료관련주, 내수주 등 국내 관련주에 60%이상을 투자해 배당수익 및 자본(시세)차익을 추구한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대형주 편입 비중이 절대적이다.

통일펀드 중 운용규모가 가장 큰 삼성통일코리아(A클래스) 역시 연초 이후 성과가 1.2% 수준으로 가장 양호하지만 기타주식형 펀드 수익률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기존 상품(마이베스트펀드)을 재정비해 출시된 삼성통일코리아 펀드도 남북 경제협력 확대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LG화학 등 대형주를 주로 편입하고 있다.



이밖에 BNK브레이브뉴코리아1(A클래스)도 올 들어 성과가 0.5% 수준에 그쳤고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A클래스)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6%로 기타주식형 펀드 수익률보다 높지만 지난 6개월 수익률은 -5% 이상 떨어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을 방문해 과거 대표적인 남북 협력 사업인 금강산 관광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금강산 내 남측의 시설 철거를 지시해 향후 남북 경협 확대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돼 경협 관련주들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금강산 관광 사업권을 보유한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인 현대엘베이터와 금강산에 골프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는 아난티 등은 이날 오전 7% 안팎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일펀드는 올해 2월말 개최된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1월말 연초 이후 수익률이 모두 2~8% 수준의 호조를 보였다. 연초 국내 증시 반등 속에서 남북 경협 기대에 경협주 주가가 오름세를 보인 영향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협주 펀드 투자 시 관련 펀드들이 국내 주식형 펀드처럼 증시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절대적인 삼성전자 등 대형주 편입이 절대적인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남북 간 정치적 문제와 남북 경협의 미국 등 관련국 간 추가 합의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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