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러시아 "쿠르드군 철수지대 공동순찰" 합의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10.2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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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휴전합의 연장…BBC "미국의 공백을 러시아·터키가 메웠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로이터.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로이터.


터키와 러시아가 쿠르드군을 터키-시리아 국경 밖 32㎞까지 철수시키기로 합의했다. 쿠르드군이 철수한 '안전지대'는 양국이 공동으로 순찰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소치에서 6시간 가까이 진행된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합의는 쿠르드민병대(YPG)와 터키가 맺은 휴전합의의 기한이 끝나는 가운데 체결됐다. 사실상 휴전합의를 연장시키는 것으로, 23일 정오를 기준으로 150시간 내에 쿠르드민병대(YPG)와 무기를 시리아 북부의 안전지대 밖으로 이동시키는 내용이 골자다. YPG가 완전히 철수하면 양국은 터키-시리아 국경 10㎞ 내에서 합동 순찰에 나설 예정이다.

쿠르드 쪽은 아직까지 이번 합의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CNN은 이에 대해 "쿠르드족은 양보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면서 "미군의 자리를 러시아가 대신 차지하면서 러시아군을 자신들의 땅에 들여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터키는 자국 내 분리독립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규명하고 시리아 북부의 YPG를 그 산하조직으로 치부해왔다. 미군이 최근 시리아 북부에서 철군을 강행하자 터키는 이를 기회로 삼아 YPG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국제 사회의 규탄 속에서도 공격을 강행한 터키는 지난 17일 쿠르드족이 시리아 북부에서 철수하고 그 지역을 터키 내 시리아 난민을 이주시키는 안전지대로 만든다는 조건 아래 5일간 휴전에 합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 대해 "터키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YPG를 안전지대에서 몰아내고 시리아 난민의 귀환을 촉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전은 시리아의 영토 보전과 정치적 단결을 보장하는 것으로 터키는 시리아의 영토와 주권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부연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번 합의에 대해 시리아의 분쟁을 종식시킬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BBC는 "이번 합의는 러시아와 터키가 시리아 지역에 대한 군사적 통제를 양분했다는 의미"라면서 "미군이 갑작스럽게 떠나며 생긴 공백을 메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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