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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40억' 나영석... CJ 오너보다 더 받았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9.10.2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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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에 '새로움' 더하는 기획력,'조언'에 귀 기울여…'나영석 사단' 협업시스템도 큰 몫

나영석 PD./사진=임성균 기자나영석 PD./사진=임성균 기자




전설처럼 떠돌던 '연봉 40억원설'에 나영석 CJ ENM PD가 직접 입을 열었다. 22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다. 그게 순수 연봉이 아니라 성과급이 합쳐진 거라 정정하면서도, "돈 좀 받았다"며 더 이상 부인하진 않았다. 문서로도 증명이 됐다. CJ ENM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나 PD의 지난해 연봉은 37억2500만원, 급여가 2억1500만원인데 상여금이 무려 35억1000만원이다. 여기에 각종 상여금이 더해져 지난해 40억7600만원을 벌었단다. 이는 CJ 오너 일가인,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보수보다 더 높았다.

나 PD의 소식에 시청자들은 놀라면서도, 놀라지 않았다. "그 정도 받을 만하다"고 하거나, "그것보다 더 받아도 된다"는 반응이었다. 이름만 대면 "아, 그거 재밌지" 할만한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그의 손을 거쳤다.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윤식당', '신서유기', '신혼일기', '알쓸신잡', '스페인하숙'까지. 닿는 것마다 금으로 바꾸는, PD계의 '마이다스의 손'이다.

익숙함에 새로움 더하는 '기획력'






나영석 PD의 예능 '삼시세끼'에 출연한 배우 차승원./사진=머니투데이DB나영석 PD의 예능 '삼시세끼'에 출연한 배우 차승원./사진=머니투데이DB
나 PD의 프로그램 비결은 '기획력'에서 시작된다. 그가 밝힌 기획의 핵심 원칙은 "익숙하면서 새로울 것"이다. 시청자들은 늘 새로운 자극을 원하면서도, 그 안에서 적극적으로 '공감'하길 원한단 것이다. 익숙함에선 공감을, 새로움에선 자극을 채워준다는 설명이었다.

'삼시세끼'를 예로 들면, '시골에서 살아보기'란 간단한 컨셉으로 익숙한 공간을 만든다. 그러면서도 오리를 키운다거나, 논농사를 짓는다거나, 새로운 인물을 캐스팅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지점을 만들어내는 것. '윤식당'을 사례로 든다면, 음식 장사라는 익숙함에서 공감을 이끌면서도, 그 장소를 해외로 정해 윤여정·정유미·박서준 등의 인물을 캐스팅 해 낯선 자극을 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의 '협업'도 강조한다. 조언 한 마디를 허투루 듣지 않는다. 나 PD는 "PD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한다"며 "프로그램 퀄리티는 담당 PD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제작진 전체 능력의 총합으로 결정된다"고 했다. 그래서 선배, 같은 팀 PD와 작가들 의견을 고루 듣는다. 회의에서 누군가 "할아버지는 어떨까요?"라고 말했고, 그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 결과물이 '꽃보다 할배'다.

이른바 '나영석 사단'이라 불리는 협업 시스템이다. 후배 PD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엔딩 크레딧엔 그 많은 이들의 이름이 항상 다 올라온다. 한 팀이란 걸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자신은 전체 시스템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총괄을 하며 PD, 작가들을 밀어주니 입지가 점점 넓어졌다. 그런 까닭에 '시즌제'도 효율적으로 정착했다.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다른 프로그램으로 넘어가 협업하는 식이다.

슬럼프는 "대중과 소통에 실패했을 때"




tvN 프로그램 '윤식당'./사진=머니투데이DBtvN 프로그램 '윤식당'./사진=머니투데이DB
그에게도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 '슬럼프'라 불리는 것들이다.

나 PD는 "슬럼프는 결국 대중과 소통에 실패했을 때 온다"고 했다. 쉽게 말해서, 프로그램이 욕 먹을 때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그럴 땐 "숨고 싶고 도망가고 싶다"고 한다. 극복 방법은 별다른 게 없다. 술 마시고, 어영부영하다 잊어버린다. "더 좋은 것 만들어 얼른 욕 먹은 것 덮어야지"란 마음으로 힘을 낸단다. 여느 직장인들과 다르지 않다.

또 출연자들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터라, 이들이 잘 되면 좋고 잘 안 될 때 힘들단다.

나 PD는 "망하면 나만 탓하면 되니까 괜찮은데, 출연자들이 구설수에 오를 때 제일 힘들다"고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밝혔다. 삼시세끼 어촌편을 함께 준비한 장근석의 논란 때 그랬고, 김종민이 1박2일 중간에 군대를 갔을 때도 그랬단다. "2년2개월 동안 사고 치지 않고 돌아오면 멤버로 받아주겠다" 약속했다가, 실제 컴백을 했는데 1년 동안 욕을 먹었다고.

일상생활 같은 '힐링' 예능




tvN 프로그램 신서유기 제작발표회./사진=머니투데이DBtvN 프로그램 신서유기 제작발표회./사진=머니투데이DB
나 PD의 프로그램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란 반응이 많다. 억지스럽지 않은 재미다. 일상에 가까운 모습에, 편안한 사람들끼리 대화하며, 사람 뿐 아니라 주변 환경까지 세세히 담아낸다. 그 모습에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해진다고 한다. 나 PD 스스로도 "빵빵 터지기 보단, 심심하게 보다 미소 짓는 정도"라고 언급했다. 전쟁 같은 일상을 치르는 시청자들이 나 PD의 예능에 끌리는 이유다.


무리한 설정을 두지 않으면서 소소한 재미를 이끌어낸다. 그 역시 KBS 1박2일 프로그램을 할 땐 달랐다. 잘하지 못 하면 굶기고, 실패하면 물에 입수시키고, 못하면 바깥에서 재우고 했었다. 그게 삼시세끼의 수더분함으로 대표되는, 편안한 리얼리티로 변해갔다. 일상 같은 풍경이다. 한없이 느리면서도 계획이 없는, 그런 예능의 한 장르를 구축해냈다. 삼시세끼나 꽃보다 시리즈는 잔잔하게, 신서유기는 B급으로 힐링하게 해준다. 동시에 사람에 대한 애정이 물씬 담긴다. 어느 쪽이든 키워드는 '자연스런 편안함'이다.

그걸 가능케 한 건,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은 것. 나 PD는 "시청자들은 다양한 취향을 갖고 있고, 어쨌든 다르지 않으면 시청자들은 등을 돌린다"고 했다. 프로그램이 살아 남는 방법은 두 가지라 했다. 시청률이 높거나, 특정 계층의 지지를 받는 것. 나 PD는 "프로그램을 만들 때 한 가지 목표만 정하지 않는다"며 "여러 목표를 삼고 이중 하나만 터져도 얼마나 다행일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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