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기업 실적까지…'어닝쇼크'에 급전직하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0.2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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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맥도날드·트래블러스 등 어닝쇼크…英 브렉시트, 신속처리 무산에 연기 수순

이젠 기업 실적까지…'어닝쇼크'에 급전직하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중동 군사긴장. 가뜩이나 골칫거리가 많은 뉴욕증시에 설상가상 기업 실적이란 악재까지 겹쳤다. 실망스러운 대형주들의 실적에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사상최고치의 코 앞에서 다시 미끄러져 내렸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9.54포인트(0.15%) 내린 2만6788.1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0.73포인트(0.36%) 하락한 2995.9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58.69포인트(0.72%) 떨어진 8104.30에 마감했다.

장중 강세를 이어가던 뉴욕증시는 일부 대형주의 실적 부진 소식에 장막판 내림세로 급전직하했다. 외식주 맥도날드와 보험주 트래블러스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3/4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각각 4%와 8% 안팎 급락했다.



그러나 지금까진 씨티은행 등 금융주들을 비롯해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기록한 대형주가 더 많았다. 현재까지 S&P 500 소속 기업들 가운데 약 100곳이 3/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약 80곳이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내놨다.

시장의 눈높이가 크게 낮아져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세트(FactSet)에 따르면 당초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3/4분기 S&P 500 소속 기업들의 평균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쓰래셔 애널리틱스의 앤드류 쓰래셔 창업자는 "S&P 500 지수가 사상최고가(3028)에 이를 것이란 기대가 무모하다곤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기업 실적에 대한 잘못된 전망으로 시장이 농락당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지적했다.


LPL파이낸셜의 라이언 데트릭 선임전략가는 "다행히도 경제가 침체로 빠져들지는 않고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그리 좋은 것도 아니다"라며 "주가가 사상최고점을 돌파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참여한 주는 47개로 늘어났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애리조나·코네티컷·일리노이·매사추세츠·몬태나·네바다·뉴저지·펜실베이니아·텍사스·위스콘신주와 자치령 괌 등의 검찰이 조사에 추가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캐피톨증권운용의 켄 엔겔크 수석전략가는 "기업 실적은 대체로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경우 규제 문제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브렉시트는 또 한번 연기되는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관련 법안의 의회 신속처리가 무산되면서다.

이날 영국 하원은 정부가 마련한 브렉시트 관련 '탈퇴 합의 법안'(WAB·Withdrawal Agreement Bill)에 대한 2차 독회에서 이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29표, 반대 299표로 가결했다. 2차 독회는 법안의 구체적 내용이 아닌 전반적 취지와 원칙에 대해 표결하는 자리로, 영국의 법안 심사는 3독회제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하원은 WAB를 3일내 신속처리한다는 내용의 의사일정 계획안은 찬성 308표, 반대 322표로 부결시켰다. 통상 영국 하원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는 수주일이 걸린다.

당초 하원은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에 앞서 이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수정안을 가결시킨 바 있다. 그런데 이 법안의 신속처리가 무산됨에 따라 브렉시트 합의안 처리와 브렉시트 이행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그동안 10월말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존슨 총리는 이날 법안 표결에 앞서 하원이 WAB 신속처리를 거부한다면 법안을 철회하고 조기 총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날트 투스크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상임의장은 이날 영국 의회 결정을 고려해 수일 내 브렉시트 연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연기 허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앞서 존슨 총리는 '벤 액트(법)'에 따라 EU에 브렉시트를 내년 1월31일까지 3개월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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