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옆동료 쓰러졌는데 "자리로 돌아가 일해"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0.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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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제품 오배치 때는 2분 만에 지적하더니… 사람 쓰러졌는데 20분 동안 방치"

/사진=AFP/사진=AFP


지난달 아마존이 근무 도중 쓰러진 노동자를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비판이 인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2일 미국 오하이오주 에트나의 아마존 창고에서 제품 스캔 및 재고 정리 업무를 하던 빌리 포이스터(48)는 심장마비로 인해 갑자기 쓰러졌다. 그의 남동생 에드워드 포이스터는 아마존 측이 빌리가 쓰러진 뒤 20여분 동안 방치해뒀다고 주장했다.

동생은 "어떻게 190cm나 되는 사람이 땅에 쓰러져 있는데 20분 동안 돕지 않을 수 있냐"며 "며칠 전 빌리가 제품을 잘못된 창구에 배치했을 때는 관리팀이 이를 CCTV를 통해 2분 만에 확인해 질책하러 왔었다"고 호소했다. 아마존은 빌리가 쓰러진 직후 "몇 분 만에 대응했다"고 반박했다.



사고 당시 빌리와 같은 근무조에 일하고 있던 한 직원은 "빌리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지만, 카메라를 되감아 이를 확인할 때까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러다 20분쯤 지나서 근처 부서 직원이 빌리를 발견했고, 911(구조대)을 불렀다. 그가 20분 넘게 누워있을 동안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심경을 전했다.

또다른 목격자는 평소 회사의 청결상태 등을 확인하는 관리 요원이 빌리를 발견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다른 아마존 직원은 "사건 직후 다시 돌아가 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아마존 측은 "빌리가 업무장에서 숨진 것이 아니며 개인적 지병을 앓아왔다"면서 "훈련된 의료팀이 응급조치 등을 시행했으나 병원 이송 도중 숨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마존은 지난 3월에도 택배기사였던 60세 조 보우맨이 같은 업장에서 업무 중 심장마비로 숨진 바 있다.

아마존은 미 산업안전·건강위원회가 꼽은 올해 가장 일하기 위험한 사업장 12곳 중 하나로 꼽혔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사이 숨진 아마존 노동자는 6명에 이른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에트나 창고에서만 올해 1월~3월 사이 911 신고건수가 28건에 달했다.

아마존 관계자는 "미국 내 25만명 직원을 위해 안전한 노동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안전은 우리 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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