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소주 열풍' 속에 커지는 소주병 갈등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9.10.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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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이어 무학, 대선도 뉴트로 소주 출시

'뉴트로 소주 열풍' 속에 커지는 소주병 갈등


하이트진로의 소주제품 진로이즈백이 인기를 끌면서 소주업계에 뉴트로 바람이 불고 있다. 지역 소주업체인 무학, 대선 등이 연이어 뉴트로 스타일의 소주 신제품을 출시했다. 소주 공용병이 아닌 다른 디자인의 병 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공병 논란도 지속 중이다. 소주업계는 10년전 자율협약을 통해 공용병을 사용해 왔는데 이형병(다른 모양의 병) 제품이 인기를 끌며 병 반환을 두고 롯데주류와 하이트진로 사이 갈등이 일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역 소주업체인 무학은 창립90주년을 맞아 옛 감성을 담은 청춘소주 무학(舞鶴)을 새롭게 출시했다. 기존 제품과 달리 투명한 병을 이용하고 옛 상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자와 한글을 더해서 사용했다. 대선주조도 지난 1965년 출시된 '대선소주' 라벨 디자인을 적용한 '대선(大鮮)'을 내놨다.

지난 4월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이 수도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경쟁업체들이 앞다퉈 뉴트로 스타일의 소주를 내놓고 있는 것. 진로이즈백은 출시 70여일만에 1000만병 판매를 돌파하는 등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감성적인 디자인에다 최근 저도주 트렌드에 맞춘 16.9도 도수로 깔끔한 맛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진로이즈백의 인기는 '공용병 논란'을 야기했다. 소주업계는 지난 2009년 맺은 자율협약으로 초록색의 동일한 병을 표준용기로 사용해왔다. 공용병을 사용하면서 공병 회수, 재사용을 늘리고 자원 낭비를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진로이즈백 판매가 늘어나면서 경쟁사인 롯데주류는 진로이즈백 공병을 하이트진로에 반환하지 않으며 이형병 사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롯데주류 측은 "진로이즈백 이후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으면서 공용병 사용 협약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환경부에 정식으로 입장을 문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롯데주류 공장에는 약 350만개의 진로이즈백 공병이 쌓여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진로 이외에도 한라산 등 일부 업체들은 차별화를 위해 이미 다른 모양의 소주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이즈백이 주력제품이 아닌 서브 브랜드인데다 청하 등 소주병과 같이 수거되는 다른 모양의 공병은 병당 10.5원씩 받고 돌려주는 만큼 진로이즈백 병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양측은 환경부 중재로 진로이즈백 공병 반환 방식을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병당 일정금액을 내고 돌려받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디자인 제품 출시가 이어지는만큼 앞으로도 공용병 사용과 관련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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