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부" 애칭 부르는 직원들과 셀카 찍는 정의선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10.2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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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타운홀 미팅' 열어 소통경영…"과감한 변화 필요-효율성 갖춘 조직돼야"

"수부" 애칭 부르는 직원들과 셀카 찍는 정의선


"자동차 대수로 1등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진보된 기업문화로 여러분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인재들이)들어오고 싶은 회사가 돼야 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대강당에서 임직원과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기아차의 미래를 이같이 제시했다.



점심시간에 열린 행사에는 임직원 1200여 명이 참석했다. 자리가 부족해 계단에 서 있는 이들도 있었다. 면바지에 셔츠를 입은 정 수석부회장은 "여러분들의 생각을 직접 듣고 싶어서 나왔다"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날 행사 주제는 '함께 만들어가는 현대기아차의 변화'로 올 들어 3번째 자리였다. 정 수석부회장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 각본 없이 행사는 예정 시간(30분)보다 길게 1시간 가량 진행됐다.



현장에서 직원들이 질문하면 정 수석부회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때로는 정 수석부회장이 구성원들 의견을 되묻기도 했다. 직원들은 정 수석부회장 애칭인 '수부'라고 그를 부르며 솔직한 대화가 오갔다.

정 수석부회장은 "일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효율성"이라면서 "효율성을 갖추기 위한 우리의 변화는 여러분들이 능력을 200~300% 발휘할 수 있도록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현대차그룹 조직문화가 확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다 수평적이고 자율·창의·혁신적인 기업 문화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장 자율화 △승진 연차 폐지 △업무 평가방식 '절대평가'로 전환 △호칭 체계 단순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조직문화 혁신에 대해 그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과거 5~10년간 세계 트렌드가 바뀌는 데 (현대차의)변화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갑자기 과격하게 변화하면 힘들 수 있지만 필요에 따라 좀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문화 혁신이 가장 좋다"는 직원의 발언에 정 수석부회장은 "저도 수기 결재 안하고 예전부터 싫었다"면서 "포인트 몇 줄이라도 뜻만 전달되면 된다"고 답했다. 이어 "서로 마주 앉아서 설명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특히 메일 보낼 때 파워포인트(PPT)는 넣지 말라"고 주문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왼쪽)이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강당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직원들과 소통했다./사진제공=현대차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왼쪽)이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강당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직원들과 소통했다./사진제공=현대차
정 수석부회장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의 사업은 우리가 얼마나 남들과 다른 생각을 만들어내고, 이를 실행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일을 하는 방식에서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미래 비전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에는 50%가 자동차, 30%가 PAV(private air vehicle·개인비행체), 20%가 로보틱스로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현대차는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의 새 브랜드 비전인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동차 회사는 사람과 사람을 이동시켜 공간적으로 만나게 해주는 것을 하기 때문에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구 상의 모든 사람을 위한 서비스,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파격은 질의응답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행사가 끝나고 수십명의 직원들과 셀카를 찍었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1년에 한 번 정도는 여러분들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타운홀 미팅에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찾았다"며 "소탈하게 대화하는 정 수석부회장의 소통 경영 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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