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달러 시대 저무나… 이달에만 2% 하락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10.23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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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등 强달러 변수 해소… 연준 금리인하 전망도 달러에 악재

미국 5달러 지폐. /사진=AFP미국 5달러 지폐. /사진=AFP


미국 달러화 강세가 주춤해졌다.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그동안 안전자산인 달러의 매력을 키워주던 변수들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어서다. 나 홀로 호황을 누리던 미국 경제의 하강 조짐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달러 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DXY)는 이달 들어 21일(현지시간)까지 2.1% 떨어졌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3% 넘게 올랐던 것과 대비된다.



뒷면이 녹색으로 칠해져 '그린백(greenback)'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달러화는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 역할을 했다. 유럽, 일본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금리도 달러 가치가 높아지는 배경이 됐다.

그러나 최근 달러를 부양하던 불확실성이 조금씩 옅어지기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1단계 합의를 이끌어냈고, 브렉시트 관련 낙관론이 커지면서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미츠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G)은 "영국 정부가 승리(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통과)할 가능성을 60%로 본다"면서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 시 파운드/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1.35달러 범위에서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 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추가 금리인하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점도 달러 약세에 영향을 줬다. 영국계 내셔널웨스트민스터은행의 만수르 모히-우딘 선임 매크로 전략가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더욱 완화하고, 노딜 브렉시트 확률이 낮아지면서 (달러 강세)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단기 자금시장 경색을 풀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도 달러 약세를 부추길 전망이다. 연준은 이달부터 매월 600억달러(약 70조3000억원) 규모의 재정증권을 사들일 계획이며, 레포(Repo) 운용을 통한 단기 유동성 공급도 계속하기로 했다.


만수르 전략가는 "연준의 단기 유동성 공급 결정은 앞으로 2개 분기에 걸쳐 달러에 상당한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연준이 올해 12월과 내년 3월에 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다는 점도 변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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