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3년 '누명' 옥살이 양현정씨 "영사만 도와줬어도…"

머니투데이 정단비 인턴 2019.10.2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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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출연한 양현정씨

외국 매체가 찍은 멕시코 감옥의 사진. 녹슨 시설과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침구 등이 눈에 띈다. /사진= 로이터 통신외국 매체가 찍은 멕시코 감옥의 사진. 녹슨 시설과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침구 등이 눈에 띈다. /사진= 로이터 통신


멕시코에서 3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여성이 체포당시 멕시코 이임걸 전 영사의 조력만 제대로 받았어도 이런 일을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멕시코에서 성매매 포주 혐의로 3년간 감옥에 있었던 양현정씨가 출연했다. 양 씨는 지난 2016년 1월 시장조사 및 여동생과 만나기 위해 멕시코에 갔다. 그 곳에서 잠시 여동생의 약혼자가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회계장부 관리를 도왔다. 임금이나 대가는 받지 않았다. 그러던 중 노래방에 경찰이 들이닥쳐 인신매매 및 성 착취 피의자로 체포돼 3년 2개월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올해 3월 멕시코 재판부로부터 최종 무혐의 판결을 받고 귀국했다.

양 씨는 이날 방송에서 경찰에 체포됐을 당시 주멕시코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이임걸 당시 경찰 영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 씨는 갑작스런 체포 뒤 이틀동안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임걸 전 영사님한테 전화를 했서 '지금 (통역도 없고 변호인도 없어서) 인권 유린도 너무 심하고 검찰 쪽에서 불법적으로 변호사, 통역사 못 들어오게 하고 그리고 잠 안 재우고 물 안 주고 화장실 못 가게 하고. 그리고 지병 있는 친구들 약을 다 뺏었다'는 것을 얘기했더니 영사가 하는 말이 '화장실 못 가게 하면 그 자리에서 싸라'고 했다. 그리고 '지병이 있는 사람 약 뺏었다'고 하니까 '그럼 거기서 쓰러지게 하세요. 제가 거기 왜 가요'라고 했던 사람이다"라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양 씨는 이 전 영사가 자신을 면담했던 시간이 5분도 채 안됐으며, 자신에게 '검찰 측하고 얘기를 했는데 이거 지금 먼저 (진술서에) 사인부터 해. 그러면 나중에 그날 바로 수정해서 틀린 부분 고쳐서 수정해서 첨부해서 법원에 제출할 거야'라고 말하며 스페인어를 하나도 모르는 양 씨에게 진술서 서명을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양 씨는 멕시코 감옥의 열악한 상황을 밝혔다. 그는 "거기 가서 신발도 옷도 없었다. 하물며 배급 식판 그게 없어서 남이 버린 쓰레기통에서 플라스틱 통 얻어서 거기에서 배급받아서 먹고 그랬다. 거기는 마약하는 친구들도 너무 많았다…그냥 칼에 찔리는 일은 너무 다반사였다. 너무 말할 게 많다"고 말했다.


양 씨는 이어" 그쪽에서는 또 동양인들을 보는 게 너무... 되게 신기하게 봤다. 왜냐하면 동양인을 볼 기회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어디를 가더라도 제소자들이 보고 싶어하면 경찰이 나를 돌려세워서 구경시키고요. 법원을 갈 때도 남자 제소자들한테 돈 얼마 받고 나를 구경시켜주고. 그런데 저는 거기에서 뭐라고 할 수 있었던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진짜 물도 거기에서 사용하는 물이 있는데 수돗물에서 틀면 벌레가 나왔다"고 말하며 지옥같았던 멕시코 감옥 생활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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