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아파트 신축 공사가 한창인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620-47 일대 풍경. 성매매업소 한 곳이 아직 영업중이다. /사진=조한송 기자
동대문구 청량리동, 전농동 등 인근 주민들은 청량리가 재개발 사업을 통해 과거 집창촌 이미지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그러나 서울시는 청량리 4구역 앞 면적 3160㎡ 부지에 일부 건물을 남겨 '청량리620 역사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과거 병원 기숙사, 쪽방, 여인숙, 성매매 업소로 활용된 곳을 리모델링해 옛 정취를 살린 한옥 여인숙, 공유 오피스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청량리4구역 앞에 위치한 청량리620 역사생활문화공간 부지 전경. 이곳에 있는 일부 건물은 과거 성매매업소로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청량리4구역 재개발 추진위
청량리 620 역사문화공간 인근에 들어설 아파트 단지 입주민은 서울시에 보존 계획을 철회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입주 예정자는 "성매매 장소로 쓰였던 건물을 왜 남겨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성매매 업소로 사용하던 건물을 활용해서 상권을 형성하는 것 역시 달갑지 않다"고 밝혔다.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 중인 40대 C씨는 "청량리 620 인근 전농동에 학교도 있고 학원도 속속 들어서면서 청소년들이 많이 지나다니는데 (시가) 무슨 생각으로 일부 건물을 남긴다는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민들은 과거 집창촌이 들어서다 보니 학교 등 교육 시설이 부족한데 서울시가 역사문화 보존에만 몰두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동대문구 전농동, 답십리동, 용두동 등 총 29개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7월부터 '전농 답십리 명문고 유치 촉구' 1만명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다. 전농동 학교부지가 10년째 고등학교 설립(이전)을 두고 지역주민과 교육청, 동대문구청 간에 시각차가 커지면서 방치돼 있기 때문이다.
전농동에 거주중인 50대 D씨는 "학교가 들어선다고 한 지가 언젠데 아직도 그대로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학교는 안짓고 아이 교육을 위해 없어지길 바랬던 집창촌은 남겨둔다고 하니 시의 정책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