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307공구 현장 전경. /사진제공=삼성물산
T307공구는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발주한 공사로 삼성물산은 2015년 11월 이 공사를 3억9300만 달러(약 4500억원·수주 당시 기준)에 단독 수주했다.
공사는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하철 천정쪽 공사를 먼저 끝낸 후 하부 공사를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초기 공사만 진척되면 도로를 옮기는 문제가 사라져 공사가 수월해진다는 게 장점이다. 백화점, 호텔 등이 주변 시설에 공사로 인한 간섭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삼성물산은 BIM을 이용해 발주처에 더 나은 공사방법을 제안할 수 있었다. 도로를 여러번 옮기고 복구하는 작업 단계를 줄이고, 도면에는 역사에 들어갈 소화전 등 필요한 모든 정보를 표시해 발주처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삼성물산은 BIM을 활용하기 위해 자체 팀을 만들어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입찰에 참가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처음으로 발주처인 LTA에 BIM을 활용해서 공사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이런 노력이 LTA와의 계약조건에 처음으로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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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단계를 7단계로 줄여 입찰 '신뢰제고'=T307공구는 삼성물산이 2013년 7월 톰슨라인 213공구 수주 이후 2년 만에 수주한 사업장이다. 최저가 입찰이었지만 가격에서 승부를 보지 않고 기술로 수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T307공구 터널 모습. /사진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의 안전경영 또한 발주처의 신뢰를 얻는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싱가포르 발주처의 특성을 고려해 싱가포르 현장 근무자는 물론 주요 경영진이 직접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의 안전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안전관리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다양한 안전사고 유형 체험을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싱가포르 내 다른 현장들에 안전 체험장도 설치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기술력과 수행역량, 안전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술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한 것이 수주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T307 현장은 착공 이후 지금까지 무재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현장에 도입된 다양한 안전사고 방지 장치들 덕분이다. 공사장 한가운데 설치된 워킹 타워는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지상과 지하를 오고 갈 수 있도록 마련한 설비다. 이동하다 부주의로 추락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현장의 개구부와 통로마다 안전 난간을 설치하고 도로와 마주한 구간에는 콘크리트 벽을 올렸다.
홍정석 삼성물산 상무는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하면 공사의 효율도 올라간다"며 "안전한 건설 현장일수록 근로자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돼 작업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