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승현 디자인기자
광군제 매출은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광군제 첫해인 2009년 중국의 전자상거래 매출은 6000만위안(약 1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광군제 하루에만 3143억위안(약 52조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10년 만에 500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 다음날인 금요일에 연중 최대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가 열린다. 이날 하루에만 미국 소매업 연간 매출의 20~30%가 발생할 정도로 소비가 집중되는 날이다. 블랙프라이데이 다음 주 월요일은 온라인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사이버 먼데이'가 있고, 이후 12월 말 크리스마스까지 소비 시즌이 이어진다.
글로벌 쇼핑 대목을 맞아 국내 소비재 기업들의 기대감도 높아진다. 이 기간에는 현지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매출이 크게 개선되면서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미·중 무역분쟁이 촉발된 지난해에도 중국 비중이 높은 소비재 기업들은 대부분 11월에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코스피는 3.3% 올랐는데, 중국 화장품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121,400원 ▲200 +0.17%)은 이 기간 주가가 12.7% 올랐고 애경산업 (17,800원 ▼450 -2.47%)과 LG생활건강 (380,000원 ▼6,500 -1.68%)은 각각 26.7%, 11.1% 상승했다.
중국에서 패션·화장품 판매 사업을 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 (17,790원 ▼40 -0.22%)과 제로투세븐 (5,940원 ▼30 -0.50%)의 주가도 지난해 11월 18%, 39% 상승해 광군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다.
오리온 (91,000원 ▼800 -0.87%)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초코파이' 덕분에 중국 매출이 매년 상승세다. 지난해 11월 한 달 간에도 주가는 17.2%나 올랐다. 중국 라면시장에 안착한 농심 (368,500원 ▼4,000 -1.07%)도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이 15.1%로 코스피를 훨씬 웃돌았다.
미국 시장에서는 점차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휠라코리아 (38,050원 ▼300 -0.78%)가 쇼핑 대목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휠라코리아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해외매출인데, 이중 상당수는 미국에서 발생한다. 휠라코리아 주가도 지난해 11월 20.8% 올랐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광군제가 세계 최대 쇼핑행사로 부각되기 시작한 3년 전부터 중국 노출도가 있는 소비재 기업들의 주가는 광군제를 전후해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았다"며 "올해도 중국 진출 기업 중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고 저평가 매력을 갖고 있는 종목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