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산업 풍납레미콘 공장 전경. /사진제공=서울시 송파구
22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풍납토성 복원·정비사업시행자인 송파구는 최근 풍납공장 수용 재결에 따른 보상액을 법원에 공탁할 목적으로 서울시에 지방채 발행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채 발행규모는 약 600억원으로 예비비 명목으로 송파구에 지급될 예정이다. 수용 재결이란 공익목적사업의 시행자가 협의를 통해 부지 취득이 불가능할 경우 보상금 지급 또는 공탁을 조건으로 소유권을 이전받는 절차다.
수용 재결을 위한 심의 일정을 감안하면 서울시는 오는 12월초 지방채 발행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송파구는 지난 9월까지 풍납공장에 대한 협의 매수를 진척시키지 못하면서 서울시 지토위에 수용 재결 심의를 신청했다. 지토위는 직권으로 선정한 감정평가사 2명을 통한 재감정을 거쳐 빠르면 다음달 토지수용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공장 이전 문제와 레미콘·트럭 차주들의 반발이다. 차주들은 ‘생존권 보장’을 위한 대책이 절실하단 입장이다. 대체 부지 선정에 지자체가 협력하고 인허가도 보장하는 방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공장은 기피시설로 인식돼 타 지역에 지으려 해도 주민 반발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삼표산업도 이 같은 문제로 공장 이전을 적극 추진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표산업 관계자는 "차주와 송파구 간 갈등에 따라 협의 매수를 위한 논의에 나설 시기를 놓쳤지만 수용 절차에 적극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풍납토성 일대는 1990년대 말 백제 유적과 유물 3만여점이 무더기로 출토된 곳이다. 삼표산업은 1978년부터 풍납토성 일대에서 2만1076㎡ 규모 레미콘공장을 운영하다 2006년 토성 주변 복원·정비에 나선 서울시·송파구와 연차별 협의 수용·보상안에 합의했다. 이후 2013년까지 1만3566㎡ 부지를 435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남은 땅(7510㎡)에 대한 협의 매각에 나서지 않으면서 강제수용 절차를 밟게 됐다.